주저리 주저리

꿩먹고 알먹고

꿈낭구 2011. 9. 28. 11:38

 

 

 

이쁘지라잉?

지난 주말에 무신 바람이 불어서 TV를 켰다가 고만...

이 앙증맞은 냄비세트를 보게 되지 않었긋쓔??

순간 지름신이 강림을 혀설라무니

증말 나가...꼬옥...필·요·헌...냄비라는 생각이

재빨리 이성을 마비시켜 갖구

망설일것도 없이 이 순간을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헐지도 모른다는

터무니없는 확신에 차고도 넘쳐서

10개월 무이자할부라는 달큰헌 유혹에 고만...

 

더욱 달달구리헌것은 일주일간 사용을 해보고 결정을 해도 된다는 조건이었쓰요잉.

아고머니...갑재기 그동안 아무 불만없이 여태꺼정 잘 쓰고있던

울집 냄비들이 왜케 초라허기 짝이 없어뵈던지...

 

최근들어 고구마를 찌다가 콩을 삶다가 번번히 시컴탱이를 만들어묵은

냄비들이 그날따라 워찌케나 궁상시러 보이던지 말여라...

턱~허니 저질르고도 아무런 동요가 없었는디

우리집 냉장고가 괴성을 지르는 소동이 나는 바람에

고만 정신이 퍼뜩 들었구만요.

아직 배달도 되지않은 물건이니 뜯지도 않고 반품을 허리라~

나의 굳은 결심을 내남자헌티 밝혔등마는

기냥기냥 쓰라네여.

글두...내넌...눈을 딱 감고 맴을 정해뿐졌고만이라.

 

그러니까 그저끄...물건이 배달이 되얏는디

하필 그날 오전에 냉장고 문제가 생각보다 간딴허니 해결이 되야서

솜털맹키로 맴이 가뿐혀진 찰나에 고것이 내 품에 안겼는디

기냥...워찌케 생겼능가 눈으로만 귀경이나 혀보자...허는 맴이 솔긋허니 들지뭡니까?ㅎㅎㅎ

아고머니~~뭔 그릇이 이케 많대여?

볶음팬에다 프라이팬꺼정 곰솥이며 전골냄비꺼정...

워디 그뿐이 아니등만유. 샐러드볼도 따라오고...

와따매~~주방 바닥에 그들먹허드랑게여.

그려두...맴을 애써 진정허고 일주일간 사용해도 된다는 사이즈의 냄비만

슬그머니 꺼내놓고 남지기는 박스안에 넣어두고 학원에 다녀왔등마는

내남자 퇴근허고 와서 울딸랑구까장 합세하야~

살림허는 아낙네보다 더 흥분(?)을 혀서리...ㅋㅋㅋ

 

이차저차...이러쿵저러쿵...야그를 허고

그러닝게 절대루 딴거는 뜯음 아니된다고 그렇게나 당부혔고마는

나 없는 사이에 죄다 뜯어서 뚜껑을 조립허고 있는걸 목도혔지 뭐야요.

 

나는 모른다공...나는 절대로 책임없다공...

그러면서도 왜케 속으로는 능청스런 고마움이 충만허던지요.ㅋㅋㅋ

 

울신랑 인자보텀은 이 이쁜 냄비여다 자기 라면 끓여달라네여.

손잡이가 눓어서 부실헌 냄비며 태워서 때깔 안 나는 냄비는 죄다 처분을 허라고...

그리하야~~못이긴척 어제 냄비들을 버리러 가는디

아직도 미련이 남어서 잽싸게 서너개를 꿍쳐뒀구먼유.ㅋㅋㅋ

밤찔때 비상용 냄비가 필요혀서 말이죵.

군밤 맹그는 선수가 바로 나란 말여라.

 

 

오늘 아침 여그다가 황태국을 콩나물과 두부꺼징 넣고서 끓였는디

자그만해서 식탁위에 올려두고 조금씩 그릇에 덜어서 먹기에 아주 십상이등만요.

먹는동안 식지 않아서 아주 좋더라구여.

ㅎㅎㅎ 결국 일은 내가 저질러놓고

애먼 울신랑이 결혼기념선물로 뒷일은 책임지게 되얏응게

내넌 꿩먹고 알먹공.흐흐흐...

청소를 하다말고 공연히 주방으로 발걸음을 허게 된다니께여.

아고...이쁘고 깜찍허고 ...

내 옷 사입은거 보담 훠얼씬 맴이 뿌듯 안허긋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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