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우포늪1

꿈낭구 2011. 10. 5. 22:54

 

 

우리 춘자싸롱 모처럼의 나들이를 원래는 소백산을 가기로 했다가

동무가 발을 삐끗~허는 바람에 무산되어

우포늪으로 행선지를 수정하게 되었지요.

 

 

우리가 오래전부터 한 번 가보리라...마음을 먹었던 곳인데

가을의 우포늪은 어떤 그림을 그려낼까 사뭇 설레는 맴으로

이 날을 지달려 왔더랬쥬.

 

 

조금만 일찍 왔더라면 더더욱 멋진 물안개를 만났을낀디...

우선 늪에 대하여 선행학습을 헌 바에 따르믄...

물에 젖어 있는 땅, 물이 주변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식물의 생태를 조절하는

주된 역할을 하는 곳으로 물도 아니고 땅도 아닌 지역을 의미한다고 하네여.

Ramsar 협약의 습지요건은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영구적이든, 일시적이든,

물이 고여 있든지, 흘러가든지, 민물이든, 소금기 있는 짠물이든

간조시 물의 깊이가 6m 이하인 지역이랍니다.

다양한 생물들의 보금자리인 이곳을 벼르고 벼르다 찾아 왔응게로

워디...차근차근 둘러보렵니당.

 

 

새벽 세 시 반쯤 출발하기로 했었는데

깜빡 잠이 들어서 어렴풋이 들려오는 전화벨 소리에...에구머니나...

동무네가 시방 집에서 출발혀서 우리집을 향하여 오고 있다네여.

정신없이 간식을 챙기고 coffee를 내리고 딸랑구 아침준비를 해놓고...

번개같이 행장을 꾸려 집을 나선 시간이 네 시.

어둠속에서 내리 달려 도착한 이곳 창녕의 우포늪이

우리 앞에 이렇게 펼쳐졌습니당.

 

 

새벽녘이라 그런지 제법 쌀쌀한 기운이 돕니다.

물안개가 아지랑이 맹키로 피어 오르능만요.

때맞추어 솟아오른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십니다그려.

 

 

 

아니...그란디...죠~게 뭣이뎌??

높은 담벼락에 왠 고냥이들이...

아주 높다란 축대 위에서 위태위태헌 곡예를 하고 있쓰요잉.

 

 

주인 아저씨께서 담 너머로 먹이를 한 바가지 뿌려주십니다.

아침식사가 시작되자 보이지 않던 넘들꺼정 어슬렁 어슬렁~~나타나등만

 

 

 이렇게 많은 고냥이들이

가르릉대는 소리를 내며 맛있는 아침식사를 하느라 여념이 없구만요.

 

 

ㅎㅎㅎ 여기에 발을 들여 놓았다가는 기냥~~

늪에 빠져 허우적댄다는 말이 여기서 실감 나드랑게라.

 

 

쪽지벌을 먼저 찾았지요.

이런 광활한 늪지대가 있다는게 신기하기만 합니다.

 

 

징검다리를 건너는데 아침햇살이 눈부십니다.

졸졸거리며 흐르는 물소리가 어찌나 정겨운지요...

 

 

물 속의 하늘이 동화속 나라 같습니당.

물푸레나무도 넘넘 근사하네여.

 

 

숨겨두고 우리끼리만 보고싶은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런 멋진 나무들이 주욱~~늘어서 있습니다.

 

 

우리보다 더 부지런을 낸 카메라맨이 저만치서 이슬을 헤치며 건너오네여.

 

 

갈대숲을 헤치며 늪지대로 들어섰는데

이른 아침이기에 망정이지... 긴~짐승이 출몰허지 않을랑가...하야

제법 가심이 콩닥콩닥허게 생겼쓰요.ㅋㅋㅋ

잔뜩 웅숭그리고 늪지대를 따라 난 좁은 길을 걸어봅니다.

 

 

살짝 서리가 내린 이곳의 아침은 생각보다 추워요잉...

셔터를 누르는 손이 시려워서 집중이 안되등만유. ㅋㅋㅋ

 

 

날개옷이 젖어서 꼼짝 못하고 있는 잠자리를

간만에 자세히 관찰을 했구먼요.ㅎㅎ

미이라가 된 잠자린줄 알었등마는...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나봐요.

하기야 잠에서 깨어난들 이런 날개로 언감생심...

 

 

사방에 잠자리 천지네여...

여기저기 잠자리 세상입니다.

미이라가 된듯 꼼짝 안 허고 부동자세를 취허고 있습니다요.

날개옷이 햇빛에 보석처럼 반짝입니다.

 

 

푸른 옷을 입은 각시잠자리도 만났구먼요.

 

 

여름에는 여간한 강심장 아니고서는 이곳을 걸을 수 없을것 같더구만요.ㅋㅋㅋ

남정네가 둘이나 있어도 다리가 발발~~떨릴라구...

이럴땐 가운데 따라가는게 유리하다는 사실. ㅎㅎ

 

 

 

드믄드믄 새들이 고고한 비행을 하기도 하고

먹이를 찾느라 물에 발을 담근 우아한 자태의 새들도 보입니다.

아참...우포늪에선 따오기를 볼 수 있다던데...

 

 

요것은 또 뭣이래여?

얼음덩어리 같은 요상시런 물건(?)이라서 호기심이 발동을 혀서

카메라에 담아갖구 왔지라.

 

 

 

이곳엔 간밤에 서리가 내렸던듯 풀잎에 하얀 얼음이 보입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손이 시려울 정도로 제법 싸늘하네여.

 

 

ㅎㅎㅎ 영화의 한 장면 맹키로 우덜도 이 길을 걸었구먼요.

 

 

나무그늘 아래 숨겨진(?) 쪽배를 보니 또 호기심이 발동...

 

 

너무나도 평화로운 아침입니다.

 

 

작은 물새들이 수없이 모여 무언가 먹이를 찾고 있습니다.

망원렌즈 없이 줌으로 당겨보지만 역부족이네여.

역쉬~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는게 젤루 아름다워요잉.

 

 

좀더 가을이 무르익으면 갈숲의 노래를 들을 수 있을테지요?

 

 

참 멋진 둑길입니다.

이곳을 우리 넷이서 자장구를 타고서 신바람나게 달렸다는거 아닙니꺼.ㅎㅎㅎ

둘이서 함께 타는 자장구를 타고 바람을 가르며 1시간 넘게 돌아보았는데

동무네랑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그란디...안장이 션찮어갖고서리 엉덩이가 솔찬시 수난을 겪었지만서도

이보다 더 상쾌하고 즐거운 낭만적인 추억만들기가 워디 또 있으까여??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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