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책 읽어주는 부부

꿈낭구 2021. 6. 13. 15:26

메모지에 적어둔 도서목록을 보구서
지난주 맥을 못추고 끙끙 앓아누웠을 때
남푠이 책을 주문했던가 봅니다.

깜짝 선물인지라 너무나 반갑고 고마웠는데
누워서 읽으라고 거실 탁자 위에 개봉해서 두었는데도
책을 들 힘도 없어서
아니...일어날 힘도 없어서 고맙단 인사만 하고는
며칠이 지나서야 책을 들춰보게 되었지요.
돋보기를 쓰고 것두 누워서 한 쪽으로만 들고 봐야하니
여간 불편한게 아닌데도 책에 빠져들다 보니
일어나면 어지럼증까지 생겨 천천히 아껴가며
읽기로 맘 먹었어요.

아이는 e book으로 권하는데
우리네 세대는 책 냄새를 맡으며
찬찬히 넘겨가며 읽는 맛에 익숙해서
당췌 그런 신문물로 독서를 한다는게
탐탁치가 않아요.
눈도 더 피곤한것 같구요.
참 적응 안 되는것 중 하나이지요.
가계부나 일기 또한 마찬가지랑게요.
또박또박 손으로 써야 맛 아닌가여?
책을 들 힘만 있다믄야 파파할망이 되야서두
지는 책장을 넘겨가믄서 읽을것이구만요.

울 남푠이랑 책 읽어주기 놀이를 하곤 했었는데
나중에 둘 중 한 사람이 책 읽기 조차 힘들어지면
서로에게 책 읽어주는 남자 아니면 여자가 되려나요?
귀가 어두워져서 나긋나긋허니 읽어야 할 대목에서
안 들린다그름 눈 흘기기 없기로
미리 약조를 혀놔얄랑게벼라.ㅋㅋ
함께 늙어가는 마당에 이런 재미를
그 코딱지 만헌 전자책으루다
워뜨케 느낄 수 있긋써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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