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호박잎쌈

꿈낭구 2021. 8. 11. 10:27

'내일 아침에 뭐 먹지요?'

저녁마다 유일하게 아침 한 끼 집밥을 먹는 딸랑구의 이 말에

부담스러운  마음이 때로 들긴 해도

이렇게 함께 지낼 날이 과연 얼마나 될까 생각하면

순간순간이 애틋하고 소중해서

아침 만큼은 아이 위주의 식단을 준비하게 됩니다.

오늘 아침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우렁이 된장 쌈밥.

어제 냉동실에서 꺼내둔것을 밀가루 넣어 쪼물쪼물 해서

씻어낸 다음 오늘은 특별히 디포리와 멸치와 다시마를 넣어

육수를 직접 만든것에 시크릿코인 한 개 더 추가해서

된장에 고춧가루 약간 넣고 우렁이와 표고버섯 ,

양파와 고추,마늘을 넣고 끓여

녹말물로 농도를 맞췄어요. 

호박잎이 쓸만한게 없더라면서 

한 줌 따왔기에 손질하는데 싱싱해서 그런지

잎자루가 뚝뚝 끊어지더라구요.

찜기에 살짝 쪄서 보니 울식구 한 끼는 먹을 수 있겠어요.

아이의 쌈 싸는 솜씨는 여전히 어설픕니다.

워째 야무지게 싸지 못하누...

사실 오늘 우렁이쌈장이 농도가 좀 묽은 탓도 있지만서도...

떠다 놓은 된장을 떨이했거덩요.ㅋㅋ

아빠가 시범을 보이며 따라 하는데도

딸랑구는 자기 스타일로 싸먹긋다공...

으이구...애기 때도 말 배울때 따라 하라며 '티스푼' 하면

끝끝내 '티푸순' 하던 녀석인데 어련할까요.ㅋㅋ

'냅둡시다요.' 눈을 찡긋했더니

요 고망쥐 같은 딸랑구는

눈꺼징 지그시 감고설라무니 맛있다며 아주 만족스러워 합디다요.

우리 아침 식탁에 딸랑구가 있어서 좀더 풍성해진 면도 있어요.

그나저나 호박잎 한 줌 따다 달랬더니

늙은 호박만 땄으면 좋으련만

이렇게 어정쩡헌 호박들까지 따다가

이렇게 쌓아 놨네요.

이것들 때문에 호박이 안 열리는것 같아서 땄다는디

틀림없이 호박잎을 이리저리 들춰가면서 

호박을 살펴보지도 않고 대충 쓰윽 살폈을거라는걸

너무나도 잘 알기에 할 말은 많으나......

이 호박들을 다 어쩔거냐고요.

아직 덜 익은 이 호박들로 뭘 해얄까요?

 

 

'반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말아침 반찬  (0) 2021.08.14
오이냉국의 화려한 변신  (0) 2021.08.13
가지양념구이  (0) 2021.08.09
무쌈  (0) 2021.07.30
생선구이  (0) 2021.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