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새신발

꿈낭구 2011. 11. 6. 14:23

 

간밤에 비가 제법 많이 내렸나봅니다.

그렇게도 곱고 곱던 단풍이

이렇게 져버렸어요.

울신랑 차 위에도 제 차 위에도 낙엽이 가득합니다.

이렇게 수북한 낙엽을  앞유리창만 털고 달리면

멋진 아주아주 낭만적인 가을을 연출할 수 있어서

일부러 이곳에 주차를 하곤 한답니다.ㅎㅎㅎ

하지만 지난밤엔 비가 많이 내렸나봐요.

멋진 단풍이 우수수...다 떨어져서 아까워요.

 

 

운동화가 낡아서 떨어졌다고...

하필이면 작년부터 벼르고 벼르던

 부츠를 사러 백화점에 가려던 아침에

현관 앞에서 은근슬쩍 시위를 하는 울딸랑구.

 

이 아이는 어릴적부터 발에 가시가 달렸나

신발이 작아서 못신게 되는 대부분의 아이들과는 달리

떨어져서 못신었던 아이였거든요.

어린 아이들이 신발이 낡아서 못신게 되는 경우가

과연 얼마나 될까여...ㅎㅎ

하여튼...신발을 수없이 샀었지요.

이 운동화 역쉬 첨 사줬을땐 졸업때까장 신을거라더니만

아직 일 년도 더 남았고만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았으니

별 수 없이 새신발을 마련해 줘야허지 않겠능게뵤.

지나는 말로 '에효...내 앵글부츠 사러 갈 참였구만 물건너갔네그랴...'

그란디 이게 왠일~!

화장대 위에 슬그머니 봉투 하나를 두고 출근을 허셨네요. 울신랑이...

 

며칠전에 울신랑이 구두타령을 했었거덩요.

신고있을적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어디가서 벗어두기가 살짝 민망하다고...

신발장에 새구두가 있는데도 굳이 발이 편하고 익숙하다면서

그 구두만을 열심히 신더니만

새구두는 그야말로 특별한 날에만 신으니

파리가 낙상허게 삐까번쩍허구만 참 요상시런 취미 아닌게뵤...

등산화도 새걸 사줬는데 역시나 낡고 낡아서 뒷축이 다 닳아서 미끄러운걸

글쎄 그렇게도 못버리고 아직도 그것을 신고 산에 갑니다.

생일선물로 사준 새등산화 신으라고

이제 그 신발 고만조까 신으라고혀도 글쎄...맨날 다음번에...

제 눈에 띄기만허믄 내다 버린댔등만

ㅋㅋㅋ 글쎄 낡은 등산화를 앞베란다에 갖다놓고

거기서 꺼내다 신고 나서는규...

이러헌 요상시런 취미를 고쳐보려고

있는 구두를 신음되얏지

왠 신발타령이냐고 눈치를 혔었는디

이거 난감허게 되얏지 뭡니까?

요번엔 발에 꼭맞는 예쁜 신발을  사 신으라고

신신당부를 하며 딸랑구 운동화도 사주라네요.

 

 

 

좀 쓸만헌 넘으로 사지 않음 몇쪼곰 못가서 또 만신창이를 맹글어 놓을팅게로

맘먹고 튼튼허고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사왔지요.

차마 제것은 못사고 울신랑 구두를 여기저기 기웃거림서 시장조사를 일단 혔는디

size가 통일이 안 되어 항상 적응이 쉽지않아 전화로 size를 물었등만

한사코 아니라고...절대로 자기 신발은 사지말라공...

그래서 결국 제 앵글부츠를 사게 되었지라.

지가 발이 작아서 발에 맞는 신발 고르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라서요...

신발의 디자인이나 가격을 신경쓰기 보다는

일단 우선은 발에 맞는가가 최우선이니만큼

고르고 자시고 헐 상황이 못된다닝게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처지라서 말이지요.

마침 편안허게 잘 맞는 부츠를 사들고 왔어요.

 

새로 사온 운동화를 아빠가 이렇게 이쁘게 끈을 묶어주었어요.

좋아서 요걸 신고 거울 앞에서 요리보고 죠리보더니

저벅거리며  그걸 신고 거실까지 진출을 하던 딸아이는

소풍전날 설레는 아이들맹키로 운동화를 제 방안에 놓아두고 희희낙낙...

 

그란디 우짤것이요잉.

이 신발을 사고부터 아침마다 비가 오니...

오늘도 역시 아침에 비가 내려서 현관에서 잠자고 있구먼요.

오래전 학창시절 생각이 납니다.

새신발이나 새가방을 샀는데 비가 오면 속이 상했던...

 

아침에 비가 그쳐 이제 신어도 괜찮겠다고 하는데도

땅이 보송보송 마를때까지 참을거라나요?

내다 버리려 했던 운동화를 신고 나갑니다요.

아이는 아인게뵤잉.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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