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겉절이

고들빼기 김치

꿈낭구 2011. 11. 11. 13:55

 

 

 

 

얼마전부터 고들빼기 김치 노래를 부르던 남푠을 위해

오늘 큰맴먹고 일을 벌였지요.

오전 내동 요것을 담느라고

학원가기전 복습도 못허고...

하지만 후련허네여.

어찌되얏든 뚝딱 만들어 놓았응게로

인자는 새콤허니 익기만을 지달려야쥬.

재료 : 고들빼기 한 단, 쪽파 2봉지, 새우젓, 고춧가루,마늘,생강, 설탕 약간, 밤,잣

 

 

접때 저녁에 울신랑이랑 마트 문 닫을 시간 임박혀서

어실렁거리고 뭐 입맛 당기는게 없을꼬~허고

지하 식품부에 갔는데 하필 문제의 고들빼기를

떨이용인지 염가에 판매를 헌다고 자그마헌 비니루 봉다리에 넣어

요넘이 놓여있지 뭡니까?

울신랑 고들빼기김치 노랠 불러쌌는디

이걸 보고 기냥 지나칠 수 없어서 하나만 샀어요.

이것 말고도 쇼핑을 허다 봉게로 어느덧 마감시간이 코앞이더라구여.

계산대 앞으로 줄을 서서 지달리는디

갑자기 피로가 쓰나미 맹키로 몰려와서

카트에 놓여있는 고들빼기가 갑자기 두통건지로 뵈는거유.

그랴서 오늘은 피곤혀서 안 되긋다공 도루 제자리에 가져다 놓으려고 갔더니만

옴마나...좀전에 삼천 월매에 팔던 고들빼기가

아, 글씨...1490원에 팔리더란 말여라.

아니 고렇다믄 언넝 한 봉다리를 더 사야쥐...

하나 남은 넘을 향하야 손을 뻗는 순간

날쌘돌이 맹키로 어떤 아즘이 집어가는거유.

허퉁혀서 올려다보니 그 아즘의 가심팍에 고들빼기가 열 봉지는 앵겨있드란말여라.

근디...것도 부족햐 제 손에 들려있는걸 넘보는게 아니긋쓔?

제것을 빼앗기라도 헐 표정으루다가 안 살거믄 자기 달라네요.

허지만 지가 그리 어수룩허니 뺏길리 있남유?

점원에게 얼렁 가격표나 제대로 찍어달라고 채근을 혀서

요만큼에 단돈 1490원이라니 월매나 땡잡은규.

계산대에 달음박질을 혔등만 이미 계산을 끝내고 박스에 포장을 허고 있더라니께요.

문제는 지가 빈손이 아니우?

울신랑을 따라나섰으니 빈몸띵이로 왔는디 1490원이 없어서

요것을 못산단건 말이 안 되지라잉.

눈짓 손짓으로 멀리서 저를 찾고있는 울신랑헌티 빨랑 와서 계산을 해주십사허고...ㅎㅎㅎ

 

왜 맘이 변했냐고 금세 피로가 풀렸냐고 속도 모르구서...

암튼 그렇게 델꼬 온 욘석을 시들까봐 물에 담그어두고 잠을 잤지요.

 

 

다음날 아침

쌩쌩허니 살아난 고들빼기를 건져다가

 

 

양지바른 거실 창가에서 철푸덕 앉어서 다듬는디

요것이 보통 손 많이 가는기 아닌기라요.

뿌리 사이사이로 혹 흙이 있음 지근거려서 낭패라서

일일이 다듬는데만 수월찮은 시간을 소비혔지요.

 

 

에고고...허리야...

울신랑 고들빼기 원 풀어줄려다가

앉은뱅이 되게 생겼네여...

이래서 고들빼기에 쉽게 덤비지 못헌다니까요.

점점 허리도 아프고 꾀가 나기 시작혀서

낭중에는 칼이 아닌 왼쪽 엄지손톱으로 뿌리와 잎부분

말하자믄 젤루 고약시런 사업인 그 부분을 긁어뿐졌어요.

칼로 하는것보다 훨씬 시간도 단축되고 깔끔허고 쉽긴 헙디다마는

흑흑...지 손톱이 말이 아닙네당.

손톱밑이 시커먼스로 물이 들어서리 워디가서 민망혀서

손도 못내밀게 생겼쓰요.

이런걸 울신랑 아실랑가...

 

 

얼마나 된다고 그런 엄살이냐고 허실랑가 몰라도

허리가 션찮은 저로서는 이게 보통 중노동이 아니랑게요.

한 단만 사기 잘혔지...ㅎㅎㅎ

다듬은 고들빼기를 깨끗이 씻어서 소금물에 우려내야지요.

 

 

다시 생각혀봉게로 고들빼기는 파랑 함께 담아얀디...

엊저녁에 학원갔다 오는길에 마트에서 파 두 봉다리를 집어들고 왔어요.

고단혀서 뒷베란다에 팽개쳐 두었다가 오늘 아침에 쭈그리고 앉아 요걸 다듬는디

왜케 눈은 매운겨...

에잉...다듬어진걸루 살것인디...

학원에서 오는길에 길가에서 다듬어진 쪽파를 보고 그냥 지나친걸 후회했구먼요.

그치만 요것 또한 알뜰상품코너에서 1봉에 1170원씩 샀으니

조금만 수고하면 절약할 수 있음에 또 스스로를 대견해하며 열심히 다듬었지요.

 

 

쪽파를 씻어서 소금으로 살짝만 간을 해두고

 

 

그 사이에 씻어서 건져둔 고들빼기를 먼저 버무리기 시작했지요.

새우젓을 이용해서 묵은 고춧가루를 죄다 털었구만요.

파,마늘과 생강 다진것도 넣고 고들빼기의 쓴맛을 커버하려면 설탕을 삐얄기눈물만큼...

 

 

요기엔 생밤을 납작납작 썰어서 넣어야 때깔이 좀 난다구요.

예전에 울시어머님께선 고들빼기김치를 아주 맛깔스럽게 잘 담그셨지요.

그래서 요걸 즐겨 먹던 관계루다가 요맘때면 고들빼기 노래를 부르나봐요.

 

 

시어머님께선 고들빼기와 파를 함께 담그시더라구요.

왜 따로따로 버무리느냐구요?

파김치엔 마늘양념을 안 하니까 고들빼기와 따로따로 버무렸어요.

 

 

키를 맞추고 이렇게 고들빼기와 파를 함께

한 번 먹을 만큼씩 돌돌 말아서 꺼내먹기 좋게 했어요.

잣도 몇 개씩 솔솔 뿌려주고요.

 

 

우리집 기준으로는 한참을 먹을 수 있는 분량의 김치통에

차곡차곡 담았더니 요만큼입니당.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네요.

새콤허니 익히려고 실온에 그냥 두었어요.

그러고봉게로 요거 하나 담기꺼정 사흘이나 걸렸지뭐예요?

울신랑 맛나게 먹을적마다 어깨에다 심 파악~주고 뻐길테야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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