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직박구리와 냥3이

꿈낭구 2021. 10. 11. 11:47

냥3이의 아늑한 새집 속에 작은 상자를 놓아줬어요.

이 집 아래 의자 밑에도 작은 상자를 놓아주고

이 집 위에도 상자를 놓아줘서

냥3이의 집은 3층집이 되었어요.

냥이들은 꽉 낑기는 박스를 그렇게 좋아하나 봐요.

제가 노트북 켜고 거실 창가쪽 테이블에 앉으면

냥이와 눈맞춤 하기에 딱 좋은 위치 이지요.

아침 별식으로 맛있는 병어 잔반을 먹고

아주 열심히 꽃단장을 하는 냥3이의 모습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발에 침을 묻혀 세수도 하고

입가의 수염을 닦아내는게 냥이들의 양치질일까요?

아주 오래 공들여서 하더니
상자 속에 몸을 공 처럼 말고 잠이 들었는데
세상에나~~넘 깜짝 놀랐어요.
거실 앞 데크 위로 갑자기 뛰어든 족제비가
냥3이 집이 올려져있는 의자 쪽으로
번개같이...제법 크고 날쌘돌이라서
놀라서 소리 지르는 바람에 화분 틈 사이로
도망쳤는데 뒤늦게서야 뭔가 낌새를 눈치 챈
냥3이가 고개를 내밀고 두리번 두리번...

저는 뭣도 모르고 냥3이에게
빨리 쫓아가서 잡으라고 소리를 쳤더니
놀라서 달려나온 남푠이 무슨 일이냐고~~

족제비가 고양이를 이긴다네여.
클날뿐 혔어라.

그럼 혹시 냥2도 그 족제비에게 물려서 죽은게 아닐까
너무 무서워서 어쩔줄 몰라했더니
자연인으로 살려믄 그런것쯤을 무서워하믄 안 된다네여.
냥3이는 다행히 직접 보진 않았지만
냄새로 뭔가 알아차렸나본데 저를 보며 계속 야옹거리는데
알 수가 있어야지요.ㅠㅠ
진정시키고 다시 동그랗게 몸을 말고 잠든 냥3이를 보며
놀란 가슴 쓸어내리자 마자 이번에는 동네 깡패
도둑고양이가 비에 흠뻑 젖은 추접헌 몰골로
냥3이의 집을 노리고 앞발을 올리려는 찰나에
소리를 치자 잽싸게 달아났어요.

지난번에 이 냥3이의 집을 빼앗았던 녀석인데
호시탐탐 또 나타났구만요.

오늘은 아무래도 이렇게 마주앉아 냥3이를 지켜줘얄것 같네요.

직박구리 한 마리가 깃을 다듬으며 시끄럽게 떠들어 댑니다.

직박구리의 노래는 정말 듣기 참 거시기 헙니당.

딴엔 목청을 가다듬고 짝을 찾는 모양인데...

전깃줄이 심하게 흔들릴 정도로 몸집이 커요.

아주 열심히 깃털을 가다듬다가도

그 매력없는 목소리로 세레나데를 부르고

다시 단장을 합니다.

직박구리도 울집 열매들을 노리고 자주 날아드는데

몸집이 크다보니 나뭇가지가 끊어질까 염려스러울 정도랍니다.

생김새는 제법 시크하게 생겼어요.

드댜 한 마리가 날아들더니 고개를 꼬고 딴청을 부리자

열심히 반대쪽 깃털을 가다듬고 있네요.

상대가 그다지 맘에 안 드는지 훌쩍 날아가니

잠시 의기소침해서 날아가는 암컷을 바라보는가 싶더니

뭔가 단단히 화가 난듯

더욱 더 소란스러운 소리로...

얘가 뭐래는줄 알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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