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정월 대보름 반찬

꿈낭구 2022. 2. 15. 07:30

봄이 오나 했더니
아침에 일어나 보니 눈발이 날리네요.
어젯밤엔 비가 내렸었는데...
에효~!

화단의 파릇파릇 고개 내밀던 새싹들이
깜짝 놀라 목을 움츠리겠어요.
하긴...겨울이 순순히 두 손 들고
물러날 리 없으니
솜이불 삼아 한 숨 더 자고 일어나라고
귓속말 해줘야겠어요.

어린 시절의 정월 대보름이 생각납니다.

가마솥 가득 지은 오곡밥은
깃털로 들기름 발라 연탄불에 석쇠로 구운
김에 싸서 먹음 또 얼마나 맛있었게요.

정월 대보름이면 갖가지 나물반찬에
들깨탕으로 언제나 풍성했던 상차림도
생각나요. 

해 뜨기 전에 더위를 판다고
동무들을 불러내던 생각이 나서
오늘은 소꿉친구들과 똥친구들을 불러내
어린 시절 내 더위를 판 것이 생각나서
이제는 더위를 내가 사긋다고 혔구만요.

식구가 적으니 보름나물을 한꺼번에 많이
하는 것 보다 몇 가지씩만 하려구요.

가지말랭이와 무시래기 나물
콩나물들깨탕과 요즘 달큰헌 시금치나물로
간단히 아침에 준비했어요.

오곡밥은 쪄야 맛있는데
일찍 깨워달라고 부탁했구만
늦잠을 자는 바람에 허둥지둥...
냉동실에 넣어둔 깐 밤을 못찾아서
결국 아침에 먹을 분량만 전기밥솥에 했어요.

요즘 아이들은 쥐불놀이며
집집마다 몰려 다니며 찰밥 얻으러 다니던
정월대보름의 정취를 모르니...

코로나만 아니면 오늘 같은 날엔
낙안읍성에 가면 좋을텐데...
조카가 확진자가 되어 급기야 동생네 가족이
출근도 못하고 자가격리 중이라고...
오미크론은 젊은이들이 더 아프다네요.
당국에서는 이제 거의 손을 못쓰는 듯
스스로 알아서 검사부터 격리와 치료도 해야하고...
울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매일 백여명씩 발생해서
집 밖으로 나가기 겁이 나네요.
조심 또 조심 하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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