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항 청소를 하고 새 물을 갈아주었더니
속이 다 후련합니다.
생명있는것들을 기른다는게 얼마만큼은 정성도 필요하고
그에 따른 지식도 필요한데 말이죠.
저는 키울줄만 알지 지식이 부족한가 봅니다.
한때 이 자그마헌 어항속에
세 종류의 열대어들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었는데 말이죠...
점점 수 가 줄어들더니만
이제 겨우 네 마리에 다슬기들만 왕성한 번식력을 통해
세를 불려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예전엔 구피가 젤 많았는데 이제 한 마리 남았어요.
새끼를 낳을것 같기에 한 마리는 따로 격리를 시켰는데
도무지 배만 맹꾕이처럼 불뚝혀갖구서 소식이 없습니다.
얼마전에 암만혀두 상상임신(?)인가 하여
숫놈 한 마리를 데려다 합방을 시켜주었는데
어찌나 몰고 다니면서 싸남을 피우던지
결국 다시 이 어항속에 데려다 놓았는데
암놈의 행패에 만신창이가 되었던지 고만 며칠 못가서 죽고 말았어요.
공연한 짓을 했나싶어서 마음이 안 좋았었는데...
오늘 청소하다가 요넘을 책장 아래서 발견했어요.
미이라가 되어버린 구피...
자살을 감행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물고기가 물이 싫어 탈출을 감행허다니요...
새로운 세상에 대한 동경이었을까요?ㅎㅎㅎ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제 무관심에 마음이 적잖이 상했구먼요.
살고자 얼마나 바등거렸을텐데...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이 어항속 세상에서도
치열한 생존경쟁이 꿈틀대는걸까요?
비교적 온순해서 함께 키울 수 있다기에 믿었는데...
구피를 다시 사다 넣어줘야 할지
더 이상은 말아야할지...
그러기엔 혼자 남은 저넘이 넘 안 됐잖아유.
휴우...어떡허믄 다른집 물고기들처럼
새생명의 신비로움까지도 느껴볼 수 있을랑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