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서리태

꿈낭구 2011. 12. 7. 11:45

 

 

공동구매를 하리라 맘먹고 남어있던 서리태를 몽조리 털어서

콩조림을 했는디...고것을 고만 바싹 태우고 말았지요.

아까워서 윗부분만 살째기 걷어서 다시 조처를 취했는디

넘 단단해서 치아에 과부하가 걸려 결국 못먹게된 억울헌 사건이 있었구만요.

그러고는 콩밥을 못먹은지가 한참 되었는데

서리태를 공구마감 때를 놓쳐 발등을 찧다가

행여나...하고 쪽지를 보냈다가

성사가 되얏고만이라.

모처럼 서리태를 넣고 콩밥을 지어 오날침 아조 맛나게 먹었지요.

 

 

택배가 왔다기에 받어보니 아니 웬 대추상자래여??

그럴리 없는디...나가 분명히 대추가 아닌 서리태를 주문을 혔고만

이게 워찌된 일이랴.

 

 

ㅎㅎ 안 그려두 대추도 살까말까 망삭거리던 참였는디

까이꺼~ 대추라도 상관없지무어!!

궁금혀서 잽싸게 상자를 뜯어보았등만

 

 

상자 안에는 대추가 아닌 서리태가 이렇코롬 점잖게 누워있지 뭡니까? ㅋㅋㅋ

 

 

세상에나 이 많은 콩을 수확하느라 얼마나 애쓰셨으까 생각헝게로

콩 한 알 한 알이 워찌케나 애틋헌지요...

콩을 심어서 이렇게 수확하기꺼정

특히나 올해처럼 일기가 불순했던  계절을 용케도 잘 견뎌내며

여물어서 이렇게 타작을 허기까지

농부의 마음이 때론 타들어갔을 순간들도 분명 있었을거인디 말여라...

사람들은 돈이 없어 못사지 워디 콩이 없어 못사냐고 허지마는

요즘처럼 우리네 먹거리에 수입산이 비집고 들어와

버젓이 국산으로 둔갑을 허는일이 허다헌 판국에

직접 농사지은 이렇게 믿을 수 있는 좋은 품질의 콩을 만나기가 워디 그렇게 쉬운가요?

 

 

우리 먹기엔 좀 넉넉하다 싶게 주문을 했던지라

고마운 이들과 나누어 먹으려고 이렇게 병에 담으면서 달아보니

애써 농사하신 것을 제가 주문한것 보다 인심좋게도

넉넉히 담아 보내주셨더라구요.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야박한 도시인심과는 다른 넉넉한 마음에 고만 너무나 고맙고 감사혀서...

이 생수병에 담으니 1.5kg씩 담겨지던데

저도 크게 한 줌씩 더 담았습니다.

ㅎㅎㅎ 이제 바라만 봐두 흐믓허고 배가 부릅니다요.

살림허는 아낙의 즐거움이 바로 이런게 아닐까여?

 

'주저리 주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군입정 3종세트  (0) 2011.12.10
찌찜  (0) 2011.12.07
식성  (0) 2011.12.05
타임머신  (0) 2011.12.05
분위기 만땅~!  (0) 2011.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