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주말농장의 수확물

꿈낭구 2022. 9. 17. 19:10

어제 주말농장에서 수확한 먹거리들.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고

공기 좋은 산골마을로 건강을 위해 삶의 터전을 옮긴

동무네가 밭 두 이랑을 몇 몇 절친들에게 내어주며

함께 주말농장을 가꾸자고 하여 

얼떨결에 동참을 했던 세월이 무려 15년 전.

처음에는 영농발대식까지 하면서 거창하게 시작했는데

하나 둘 포기하고 우리만 남게 되었는데

이제 민폐가 될것 같아서 끝내기로 마음 먹고 

지주인 친구네에 고했더니

풀밭인지 밭인지 분간하기 조차 힘든 지경인 밭을

예초기로 면도 하듯 이렇게 해주셨다.

비닐을 걷어내고 옥수수 심었던 자리의 뿌리를 캐내고

마무리를 하는 동안에 고구마를 캐고

예초기 돌리기 전에 지주냥반께오서 미리 이렇게

땅콩, 당근, 토란과 토란대를 밭 한 켠에 뽑아 놓은 수확물들을

정리하느라 낑낑.

고구마는 그래도 생각 보다 양호한 모냥새인데

ㅋㅋ모종 값은 겨우 나온듯.

밭 가장자리에 심은 단수수는 수확시기를 놓쳐서

수분이 덜해서 좀 아쉽지만

그래도 당도는 제법 높다.

밭에서 토막을 내서 껍질까지 벗겨 가지고 왔는데

이 맛있는 단수수에 아무도 관심이 없다.

혼자서 야곰야곰~~!

어린 시절 여름방학때 오빠가 잘라준 단수수를 옆구리에 끼고

얼마나 맛있게 먹었던가...

유년의 추억에 잠기면서 단수수에 손을 베어 싸매기도 했던

생각도 나고 단수수를 나무침대에 걸터앉아 먹노라면

달달한 즙이 어찌나 맛나던지.

서로 가운데 토막을 먹겠다고 언니들과 신경전을 벌이던 생각도 났다.

딸랑구를 가져 입덧이 심해서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는데

난데없이 단수수가 먹고 싶어서

남푠을 곤란하게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단수수를 어디서 구할 수 있는것도 아닌데 

왜 그리도 그 달달한 단수수가 그리웠던지...ㅎㅎ

완연한 가을 날씨더니만

다시 폭염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가지를 썰어 말리고

토란 수확하면서 해마다 피부 알러지로 고생했던 남푠 대신

올해는 내가 조심스럽게 장갑을 끼고 손질해서

토란 줄기와 토란을 널고 고구마도 숙성된 후에 맛을 보려고

이렇게 가을볕에 말리는 중.

땅콩은 일단 씻어서 말려야 하는데 가져와서

남푠이 어디에 두었는지 못찾고 있어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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