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오래간만의 만남

꿈낭구 2022. 7. 20. 10:45

제주 여행중의 불의의 사고로 무릎수술을 받고

자유롭지 못했고

코로나로 인해 바깥 나들이에 어려움이 있었고

게다가 이곳으로 이사오고 부터는 서로 여러가지 상황으로 인해

마음과는 달리 이런 시간을 가져보지 못했었다.

그녀는 노인 병원에 입원해 계신 친정 아버지와

와병중이신 시어머니에

아들네 손녀 케어하느라 늘상 분주하고 지친 상태여서

전화 통화 조차도 쉽지 않았었는데

어제 모처럼 만나기로 하여

단호박죽을 쑤어 동무네 집을 방문했다.

남푠은 친구와 점심약속이 있어서 식사 후에 오기로 했다.

정말 오랜만에 다시 찾은 동무네 집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아보카도를 넣어 만든 점심.

역시...맛나다.

직접 농사한 루꼴라와 오크라와

여러가지 재료들을 넣어 만든 샐러드도

일품이다.

농사한 바질로 만든 바질페스토로 만든 샌드위치까지...

상추물김치가 아주 적당히 익어서 정말 맛있었다.

사과와 배를 갈아넣고 현미밥을 갈아넣었다는데

이러니 아들네가 엄마 손맛을 마냥 기다리지 싶다.ㅎㅎ

친구와의 선약으로 식사를 마친 남푠이 돌아와

함께 모처럼 드라이브 삼아 찻집을 찾았다.

칩거하는 동안에 정말 많이 달라진 풍경이다.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자리잡은 찻집 분위기.

바깥 나들이를 거의 하지 않고 지내기도 했지만

Coffee는 늘상 남푠이 직접 만들어 주니

밖에서 마시는 기회가 거의 없다시피해서

ㅎㅎ찻잔이 예쁘긴 한데 너무 무겁당.

이러저러한 이야기들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그동안의 못다 한 이야기꽃이 피어...

새로운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서 

예전의 자연스러운 풍경을 잃어버린게 좀 아쉽더라는.

장마가 끝나가는데 수위가 한참이나 내려가 있다.

작년의 섬진강 홍수와 용담댐 방류로 인한 피해로

아마 방류를 해서 그런건 아닐까?

정말 오랜만에 찾은 단골집.

새우탕은 여전히 맛있다.

그동안 가격이 제법 인상되었더라는...

이젠 밖에서 여럿이서 식사하려면 살짝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부담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이곳을

언니들이 올때마다 늘상 즐겨 찾곤 했더랬는데...

ㅎㅎ어둠이 내리는 저녁나절인데도

동무는 밭에서 루꼴라와 오크라를 수확해서

주고 싶은 마음에 모기 물리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어느새 우리가 20년 넘은 세월을 함께 했더라는...

이젠 함께 늙어가며 고롱고롱하는 서로의 모습을 인정하며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을 보다 아름답고 따숩게 보내기로.

간만의 만남에 충만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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