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오랜만의 데이트

꿈낭구 2022. 7. 4. 19:52

얼마만의 바깥 나들이인가...

오늘은 은행에도 가야하고 

병원에도 가고 영화 보려고 예매해둔 터라

아침 일찍 서둘러 집은 나서려는데

요즘 하도 날씨가 종잡을 수 없이 변덕스러워서

더운데도 문을 열어두고 외출하기에는 불안불안.

맘 편안히 다녀오기 위해서 작은 창문을 제외한

모든 문을 다 닫고 집을 나섰는데 덥기가 이루말할 수 없이 더웠다.

일찍 병원에 접수하러 갔더니 담당 선생님께서 오전에는

수술실에 들어가셔서 오후 두 시 부터 외래환자를 보신다고...

미리 확인하고 갔어야는데...

그렇다고 다시 집에 들어왔다가 가는 것도 그렇고 하여

일단 접수를 했는데 우리 앞으로도 환자가 많아 14번째라고.

아마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거라고.ㅠㅠ

조조프로로 예매한 '헤어질 준비' 라는 영화를 감상했다.

극장에는 관객이 우리 두 사람 포함하여 다섯 명?

냉방이 너무 세서 추워서 손수건을 덮어쓰고 덜덜덜...

급히 나오느라고 가디건을 챙기지 못한 탓에.

영화 끝나고 이른 점심을 먹으러 

지난번 부터 나를 데리고 가고 싶다며 벼르던 일식요리집을 찾았다.

깨죽을 정말 오랜만에 먹으니 옛날 생각이 났다.

딸랑구 유학 갈 때 흑임자깨와 씻어나온 쌀과 유기농 땅콩을 넣어

방앗간에서 깨죽가루를 만들었었다.

가루를 소분하여 진공포장해서

넣어 보냈던 생각이...

든든한 한 끼가 될 수 있고 맛과 영양도 챙길 수 있으니

그 시절에는 참 흑임자깨죽을 많이도 먹었드랬다.

그리고 또 한 번은 아이 친구가 여행 겸 딸랑구한테 간다기에

친구 편에 이것저것 많이도 챙겨 보냈었다.

룸세어를 하는지라 아이들과 나눠 먹을 간식까지 챙겨서 보냈던...

우리가 참 좋아하는 메밀소바.

그러고 보니 올들어서 여태 소바를 먹으러 가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코로나시대를 겪으며 한옥마을의 관광객들이 많이 찾다보니

부담스러워서 갈 엄두를 못냈더니 잊고 있었던가 보다.ㅠㅠ

이 맛난 것을~~

남푠은 회덮밥을 주문했는데

회가 다양하게 많이 들어있어서 맛있다고.

나는 모듬초밥.

그런데 내게는 양이 너무 많아 6개 먹고 끄읏!

왜냐면 나를 위한 특별메뉴로 새우튀김을 따로 주문했다고.

ㅎㅎ바삭한 새우튀김은 사진도 없당.

새우튀김 먹으면서 빨리 델꼬와서 사줘야겠다고

맘 먹었었다더니 시내에 모처럼 나가도

일만 보고 서둘러 귀가하느라 외식을 사양했더니

섭섭했노라기에 오늘은 기꺼이...

맛있는 점심을 먹고

병원에 가기 전 까지 드라이브를 하기로 했다.

하늘이 안 보이게 울창하게 우거진 숲속 길을 지나

정말 오랜만의 데이트를 즐겼다.

이 길은 가을이 가장 아름다운 길이다.

이 길을 지나 한우 먹으러 즐겨 찾던 곳이 생각나고

세 번째 차를 바꿨던 어느 해 겨울

이 길을 드라이브 하는데 천창으로 하얀 눈발이 그림같이 날리던 생각도 났다.

어느새 세월이 흐르고 흘러

이제 인생 2막을 살고 있으니...

한참 산을 찾아다닐적엔 저 능선을 걸어 많이도 걸었었다.

이제는 마음 뿐 몸을 아껴써야 하니 

욕심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예전에 그토록 자주 찾던 곳이었는데

저수지를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데크로드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 만큼 어느새 그동안 집돌이 집순이가 되었었구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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