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나오니 어미 삐용이를 비롯하여
댕댕이와 새끼 두 마리까지 이 종이박스 속에 함께 꽉 들어차게
앉아 있는걸 보니 댕댕이의 이 새로운 거처가 맘에 들었나 보다.
이 작은 박스 안에 네 마리가 옹기종기...ㅎㅎ
글두 집 주인이라고 방한용 모자를 깔고 앉아
당당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댕댕이.
어미 삐용이는 또 잔디밭에서 무언가를 발견한 모양이다.
탐색하는 모습이 자못 진지하다.
아이 방 에어컨 실외기 덮개는
댕댕이의 스크래처 놀이기구가 된지 이미 오래다.
둘이서 이렇게 집중하는 걸 보니 또 뭔가 흥미로운 먹잇감이 나타난 걸까?
종이 박스 속에 모여있던 냥이들이
현관문 여는 소리를 듣고 새끼들이 잽싸게
나무집 속으로 숨어 들어가더니
어느새 눈치를 슬금슬금 보면서 나와서 그림자 놀이를 하고 있다.ㅎㅎ
어??
정말이네?
넌 누구야?
왜 나를 따라 하는 거야?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한 생후 6주 된 호두와 머루.
큰언니인 댕댕이 눈에도 이 작은 꼬물이들이 귀여운가 보다.
요맘땐 모든게 그저 다 신기하기만 하지.
다시 박스 속으로 들어가 꼬물꼬물.
엄마를 따라 나온 새끼는 물을 먹고 있다.
물그릇 이거 내 초딩시절 도시락 인뎅...
삐용이와 호두가 함께 물을 먹더니
엄마가 먹다 남긴 먹이를 향하여...
냄새를 킁킁...
어디 맛 좀 볼까?
아그작 아그작 사료를 씹는 소리가 요란하다.
어쩜 그리 먹는 모습도 똑 닮았는지 모르겠다.
어미 삐용이는 사료를 먹을 때 머리를 흔들면서 먹는데
새끼 호두가 똑같다.ㅋㅋ
한 쪽 발까지 밥그릇에 들여놓구서 맛있게도 먹네.
먹다 보니 머루가 생각났는지 잠깐 둘러보고 와서는
에잉...그냥 다 먹어뿐질까봐.
여기서는 안 되겠는걸?
이 물을 먹으러 내려가야긋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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