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이들

안개 자욱한 하루

꿈낭구 2022. 9. 29. 20:47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강이 흘러

안개가 많은 지역이기는 하지만

오늘 아침엔 안개가 엄청나다.

어제 오후에 농기계 소리가 나더니

순식간에 추수가 끝났나 휑한 모습이다.

솔숲도 안개에 잠기고 언덕위의 외딴집도 안 보인다.

옆집 살구나무의 실상.

우리집 쪽으로 향한 가지들에 벌레들이...

순식간에 우리집의 나무들로 번져서 

어쩔 수 없이 살충제를 했는데도 계속 날아드니

짜증스럽다.

그렇다고 자를 수도 없고 우리집 옥상에서 약을 하자니 

텃밭으로 날아들까 무섭고...

몇 번이나 말을 하고 싶었지만

이웃간에 감정 상할 일을 만들고 싶지 않다하니

참으로 속상한 일이다. 

우리집 아로니아 나무로 날아든 바람에 벌레에 쏘여 얼마나 고생했는지...

항암배추와 경종배추가 한냉사가 터지도록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오전 내내 안개가 자욱한 하루.

몽롱한 느낌이다.

아침 이슬에 젖은 거미줄이 나무 위에 가득하다.

새끼고양이들이 꼬물꼬물 돌아다니는 모습.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장미꽃이 어여쁘다.

이 안개가 걷혀야 채반에 널어서 말리던 고추랑 토란대며

대추를 널을텐데 아직도 데크가 아침 안개와 이슬로 젖어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걷히기는 커녕 더 짙어지는건 뭐람?

상자 밖으로 나와있는 얘는 턱시도라 부르고

어미를 닮은 호피무늬 냥이는 호두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얘는 머루.

새로 마련해준 집을 탐색중인 턱시도가

과연 가장 먼저 들어갈까?

집 속에는 폭신하고 아늑한 마약방석이 있는데도

굳이 이 방석을 좋아하는 얘들 때문에

상자를 없애지 못하고 있다.

이 두 마리만 남기고

두 마리는 옆집으로 분양을 하기로 했다.

문제는 저 얼룩이가 너무나 잽싸서 붙잡아다

데려다주기가 여간 어렵지 않을듯.

이게 뭐지?

작은 두더지 같기도 하고

새끼 고양이들이 담장 밑 나무 아래에서

옹기종기 모여 무얼 파헤치는듯 하더니만

땅속으로 이렇게 구멍이...

두더지굴에서 새끼들이 물어냈다는거 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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