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고종시 길을 걷다

꿈낭구 2022. 11. 11. 19:09

정말 오래간만에 걷기위해 집을 나섰다.

단풍이 아름다운 골짜기를 찾았는데

평일 아침이라 그런지 숲은 고요하고 

골짜기 아래로는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지난 밤에 어깨통증으로 잠을 설쳐서

오늘은 운동 삼아 걸으면 

숙면을 취할 수 있지 않을까 하여

무리되지 않고 부담없이 걸을 수 있는 코스를 선택했다.

단풍이 절정을 지났음에도 정말 아름답다.

오늘은 여기까지 올라가보기로 했다.

아무도 없는 호젓한 산길

이 길을 걸은지 몇 해가 지나서인지 새롭다.

우리가 처음 이 길을 걸었던 날에는 안개비가 내렸었다.

반대편 하늘과 산등성이를 보니 늦가을의 정취가 느껴진다.

이 길을 꽤 여러 번 걸었었는데

그때에 비하면 사람들이 많이 걸었는지 길이 넓어진것 같기도 하고

이정표도 새단장을 했다.

산과 산 사이로 난 골짜기에서 

올려다 본 산등성이는 몽실몽실 참 아름답다.

서리가 내려 잎이 마른 모습도 보이고

말간 아침햇살이 우리를 반기는듯.

그 사이에 이곳에는 이런 쉼터도 생겼다.

함께 걸으면서 사는 동안 가장 고마웠다며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서로에게 전하고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이 아침이

얼마나 소중한지.

 

언니들이랑 함께 걸었던 추억을 곱씹으며

세월이 정말 빠르게 지났음을 실감했다.

좀작살나무 보랏빛 앙증맞은 열매가 우리의 발길을 붙든다.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요맘때 참 많이 보곤 했었는데...

이제부터는 시간을 내서 규칙적으로 걸어보기로 했다.

목튜립이 노랗게 물든 모습 또한 너무나 아름답다.

건너편 산이 황금물결로 일렁인다.

춥지도 덥지도 않아 걷기에 딱 좋은 날씨.

아침 햇살에 꽃 처럼 어여쁜 가을풍경이다.

이곳 단풍이 참 고운데

조금만 일찍 왔더라면 타는듯한 단풍도 볼 수 있었을것을...

약간의 경사가 있어서 이야기 하며 걷기에 정말 좋다.

우리 말고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우리들만의 세상.

앞을 보며 걷다가도 뒤를 돌아서서 

우리가 걸어온 길을 내려다 보기도 하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올려다 보기도 하고

바스락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가 너무 좋다.

저 멀리 재를 넘으면 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겠지?

처음 이 길을 걸었을 때는 여기에서 되돌아갔었다.

안개에 휩싸여서 길을 잃을까봐.

빨간 열매가 있어서 올려다 보니

꾸지뽕 열매다.

여기까지 쉬지 않고 걸었더니

뜻밖의 풍경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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