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이들

댕댕이의 사냥놀이

꿈낭구 2022. 12. 22. 16:51

어젯밤 부터 줄곧 내리는 눈으로

울동네는 설국이 되었다.

쓸고  돌아서면 다시 쌓이기에

아픈 어깨와 팔이 혹사 당하는 어려움이 크다.

눈발이 날려서 냥이들 집 속으로 날리기에

조금 궁상스럽지만 커다란 파라솔과 천을 이용하여 이렇게

대책마련을 해주었다.

추운지 집 속에서 빠꼼허니 바라보는 댕댕이가

딱하기만 하다.

쓸고 들어오면 금세 옷에 눈이 쌓여 눈사람이 된다.

바람에 휘날리는 심술궂은 눈발이 얄밉기까지...ㅠㅠ

털옷을 입었으니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충분히 견딘다며 말리지만

그래도 올 겨울 처음 나는 한파를

댕댕이가 아프지 않고 잘 견뎌내기를 바라는 마음인지라

집을 거실 앞 데크로 옮겨놓고도 마음이 안 놓여서

이렇게 수시로 냥이들의 거동을 살펴보게 된다.

쓸어도 소용없으니 나가지 말라지만

그래도 이렇게 앉아서 데크 난간 위에 소복하게 쌓인 눈을 보면

절로 목이 움츠러드는지라 나가서

데크 위와 난간 위의 눈을 수시로 쓸어내리게 된다.

댕댕이는 내가 밖에 나가면 이렇게 앞장을 선다.ㅎㅎ

눈속에 파묻힌 뭇생명들.

대파를 좀 넉넉하게 뽑아다 놓을것을...

습설이라서 무거운지 비닐을 씌워둔 미니온실이 주저앉게 생겼다.

늦가을에 씨를 뿌린 시금치와 쑥갓, 근대 등등의

먹거리들이 이 속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

잠시 눈이 그치고 해가 나자 스르르 눈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털어주려고 나갔는데 다행이다.

편백나무는 씩씩해서 보기 좋다.

이 나무들이 자라서 뒷쪽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을 

막아줬으면...

텃밭상자 속의 채소들이 눈 속에 파묻혔다.

솜이불 덮고 겨우내 푹 자렴~! ㅎㅎ

눈 덮힌 텃밭도화지에 햇볕이 그림을 그리는 중.

요것은 뉘 소행인고??

선택받지 못한 항암배추가 엎드러졌다.

대파와 쪽파도 추위와 맞짱을 뜨는 중이다.

이렇게 가녀린 양파가 이 추운 겨울을 견뎌내는게 참 신기하다.

바람에 소복하게 쌓인 눈이 싸락눈 처럼 흩어져 내리니

어깨가 가벼워져 살만 한가 보다.

작년까지만 해도 눈사람도 만들고 놀았는데

이젠 눈이 무섭당. ㅠㅠ

잠시잠깐 이지만 파란 하늘을 보니

고맙고 감사하다.

허리가 휘도록 무겁게 내려앉은 눈을

털어주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기에 이젠 그마저도 포기하기로 한다.

앞뜰은 그래도 바람이 덜해 얌전한 편.

하얀 눈이 시루떡을 켜켜로 얹은것 같다.

 

썬룸에 들어낮은 댕댕이의 모습

 

댕댕이의 사냥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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