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이들

동생들이 없어서 심심한 댕댕이

꿈낭구 2022. 11. 16. 19:41

요즘 댕댕이는 몹시 심심한 모양이다.
(하는 짓이 영락없는 강아지 같아서
댕댕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얼마전 갑자기 동생들을 잃고 안 그래도 외로운데
엄마 삐용이는 영역을 댕댕이한테 넘겨준 것인지...

작년 늦가을에 삐용이의 갑작스런 등장에다
이듬해 삐용이가 새끼까지 낳으니
슬그머니 영역을 삐용이에게 내어준
냥3이 처럼
삼시세끼 밥 먹으러만 오고
잠깐 쉬었다가 어디론가 사라지며
거의 집에 붙어있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 늘 혼자 외로운 댕댕이는
이 상자가 맘에 든지
집을 놔두고 여기 상자 속에
들앉아서 해바라기를 한다.

함께 놀아주면 눈빛에서 꿀이 떨어진다.ㅎㅎ

좋은 집을 놔두고도 굳이 이 상자를 좋아하니

버릴 수도 없어서 당분간 그냥 두기로 했다.

가르릉 거리며 좌로 구르고 우로 구르며

차마 돌아서서 현관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이렇게 야옹거리고

함께 놀아달라고 이렇게 올려다보는데 안쓰럽다.

'댕댕이의 반성모드'

어제는 남푠이 잠깐 택배 들여오려고 나가서
현관문과 중문이 열린 틈을 타서
거실까지 들어와서 두리번 두리번 거리는 모습에
내가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르자
자기도 놀랐던지 마구 달려가
마침 문이 열려있던 서재로 까지 돌진.
ㅋㅋ
거실 창을 통해 밖에서만 바라보던 실내로
무단침입을 한 댕댕이의 모험에
울딸랑구는 배꼽 잡고 웃고
남푠은 여기가 어딘데 들어왔냐면서
뒤늦게 댕댕이를 붙잡으려고 실랑이를 벌이고...

이제 더 추워지기 전에
햇볕 잘 드는 정원 담장 아래에
썬룸을 만들어 줘야겠다.
천방지축으로 돌아다니며 잼나게 놀던
새끼들이 저도 눈에 밟히는데
함께 놀고 사냥연습을 시키던 댕댕이의 외로움은
오죽할까 싶으니 마음이 짠하다.
오늘은 '까까맘마'를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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