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23년 10월 24일

꿈낭구 2023. 10. 25. 18:22

치과 치료를 받고 한옥마을 까지 데이트.

향교 은행나무 단풍이 들었을까 하여 갔는데

아직 은행나무는 단풍이 까마득하게 보인다.

수학여행인지 현장체험학습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무리의 학생들이 떠들썩하게 빠져나간 뒤라

고요하다 싶을 만큼 적막하다.

향교의 은행나무는 예술작품 같다.

어느새 산수유가 빨갛게 익었다.

평일 오후 시간이라 사람들이 없어

한적하고 좋았다.

조선시대의 유생들 대신

지금은 어마어마한 은행나무가 커다랗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가지런한 담장 사이로

오후 햇살이 드리워진 길을 걸었다.

담장을 사이에 두고 대나무들이 참 멋스럽다.

가을햇살에 댓잎이 반짝인다.

언제 봐도 참 마음이 가지런해지는 풍경이다.

이렇게 한적한 길을 걷노라니

여기 오래 머물고 싶지만

오늘 집에 사갖고 가야할 게 있어서 

잰 걸음으로...

한옥의 정취가 마음을 참 편안하게 한다.

오후 햇살에 풍선덩굴 그림자가 

길다랗다.

울집 풍선덩굴은 눈치꾸러기 인데...

도란도란 이야기 하며 마을길을 걷다보니

우리가 마치 여행객이 된듯한 느낌.ㅋㅋ

정겨운 풍경이다.

저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고 싶은.

우리집 남천 보다 훨씬 분위기 있어 좋다.

시멘트 담장 밖으로 보이는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요거 굿 아이디어란다.

울집 대문에도 이렇게 해볼까?

게스트하우스를 지나고

우리 즐겨 걷던 한옥마을 거리를 지나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시장구경도 할 겸

양파모종을 사갖고 가기로 했다.

시장이 시장 같지 않아 아쉽다.

천변에 서는 새벽시장 때문일까?

정작 재래시장은 적막할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

봄날 아침 저 높은 언덕에 꽃들이 만발해

사람들 없는 이른 새벽시간에 꽃나들이를 했던 생각이 났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도시의 삶을 정리하고 전원생활을 시작한 가을.

어느새 벌써 세 번째 가을이다.

2층 옥상에서 빨래를 걷으며

붉게 물든 저녁노을을 바라보니 너무나 아름답다.

어두워지기 전에 양파모종을 심어얀다고

귀가 하자마자 텃밭으로 나간 남푠.

고양이들의 놀이터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넹.

해가 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하루가 저물어가는 시간.

붉게 물들었던 하늘에도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는다.

오늘도 감사함으로 하루를 마감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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