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드·쿠키

깨찰빵

꿈낭구 2023. 11. 26. 13:06

잿빛 하늘에 온통 뿌연 바깥 풍경이 을씨년스럽다.

된서리에 잎을 떨군 정원의 산수유나무에

직박구리들이 빨간 산수유 열매를 먹으려고 날아드니

고양이들의 시선이 그곳으로 일제히 향한다.

흰 눈이 내릴 때까지 열매가 과연 남아있을지 모르겠다.

 

오늘 점심은 깨찰빵이다.

반신욕기에 들어앉아서 장보기를 하고 있는데

다용도실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렇게 깨찰빵을 만들어 Coffee와 함께

거실로 배달된 남푠의 야심작.

한의원에 다녀와서는

이번 주부터는 팔을 쓰지 않게 

남푠이 살림을 맡아서 하겠다더니 

구수한 냄새에 이끌려서 나가보니

제빵기 대신 에어프라이어에 제빵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귀여운 깨찰빵이 막 구워져 나온 참이란다.

내가 만들었을 때는 10개가 나왔는데

이번에는 11개라 귀여운 모습이다.

공갈빵처럼 무심코 집어 들면 

모양이 찌그러진다며 조심조심 꺼내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구워지면 잠깐 꺼내서 달걀물을 윗부분에 발라주면

겉 부분이 반짝반짝해서 

훨씬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스러운데

아직 그걸 모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달달하지도 않고 구수하면서 폭신폭신한 식감이

너무나 좋다.

담백한 데다 가끔 씹히는 깨의 꼬순맛의 매력이랄까?

정말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또 만들어 줄 테니 언제든 생각나면 말만 하란다.

 

이곳으로 이사 오면서 두고 온 오븐 대신

에어프라이어를 사서 이용하다 보니

2~3인용으로 적당한 크기라서

제빵기를 추가로 구매했는데

제빵기가 무겁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빵사업은 남푠의 몫이 되었다.

이렇게 나를 배려해 주는 남푠에 대한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어서 어깨와 팔꿈치가 회복될 수 있도록

무리하지 않고 힘든 치료를 잘 견뎌내리라 

다시금 마음을 추슬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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