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23년 12월 9일 토요일

꿈낭구 2023. 12. 9. 14:09

아침 7시가 넘어도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는다.

엊그제 달력을 넘긴 것 같은데 어느새  12월의 두 번째 주말이다. 

12월 첫날 부시럭부시럭 X-mas 장식을 했었는데...

오늘 아침엔 트리의 불을 밝혀두기로 했다.

몸이 아파서 그런지 모든 게 예전 같지 않다.

지점토로 만든 산타할아버지를 보니

아이 어릴적 생각이 나서 슬그머니 웃음이 난다.

유치원에서 산타할아버지 분장을 하고

선물을 가지고 온 선생님을 보고

놀랐는지 눈을 커다랗게 뜨고

이 트리 뒤로 슬그머니 숨던 딸랑구 모습이 떠오른다.

천사도 지점토로 만들었었는데

아이랑 함께 직접 만들어보면 

좋은 추억이 될 텐데...

아이와 함께 성지순례 여행 중에

사온 목각 크리스마스 장식품들을

하나하나 트리에 장식하면서

절로 미소 짓게 된다.

올해는 작은 트리는 생략하기로 했다.

몸이 부실해서 꺼내는 일도 버겁기에.

하나하나 걸면서 대강절을 기도와 감사로 보내리라

마음을 가다듬는다.

너무 오래 아프다 보니 내가 많이 지쳤나 보다.

트리 장식을 보며 감사의 제목을 떠올려 본다.

남푠이 내 마음을 읽었는지

거실에 찬양이 잔잔하게 퍼진다.

몸도 마음도 추슬러보기로 하자.

안타까워하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이겨내야지.

모과나무에서 달랑 하나 열린 모과를

지난번 첫눈이 와서 따다 바구니에 담아

향기를 즐겼는데 조금씩 말라가는 듯해서

모과청을 만들기로 했다.

단단한 모과를 자르는 일이 조심스럽다.

겉 부분이 찐득하기도 한 데다

모양도 고르지 않고

속도 단단해서 상당히 주의를 해야 한다.

씨를 제거하고 씨를 감싸고 있던

단단한 속 부분을 도려내는 일 또한 만만치 않다.

처음에는 이렇게 잘랐다가

양이 얼마 되지 않아서 잘 우러나도록

좀 더 잘게 썰기도 했다.

MP5에 발효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동량의 설탕을 넣지 않아도 되는데

모과의 양이 얼마 되지 않아서 

이번에는 동량으로 넣었다.

어차피 만드는 거 모과를 좀더 사다가 넉넉하게 만들까 하다가

냉장고 속에 만들어 둔 작년 것도 남은 게 생각나서

그냥 향기를 즐기자는 차원으루다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다용도실에서 향기로운 모과냄새가 퍼질 텐데

통째로 거실로 옮겨다 둘까 하다가

어깨 아픈데 무거운 거 들기 힘들어서 포기.

65℃에서

일단 12시간 셋팅을 해서 뚜껑을 덮어

하룻밤 지난 후 한 번 더 12시간 발효과정을 거치면

상큼한 모과청이 완성될 것이다.

아직 완성되려면 멀었는데도 집안에 향기가 넘 좋다.

한 번 더 12시간 연장을 해서

다음 날 아침 저장용기에 옮겨 담고

시음을 해보기로 했다.

원래 모과청은 액이 얼마 나오지 않는데

설탕의 분량을 줄여서 그런지 더더욱 조금 나왔다.

상큼한 향기와 맛이 아주 좋다.

일단 완성했으니 맛만 보기로 하고

이제 예전에 만들어 둔 모과청을 개봉해서

먹어야겠다.

아주 깊은 맛이 잘 우러나 보이는데

이 두 가지 맛을 비교해봐야징.

'인생2막 전원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서운 추위  (1) 2023.12.17
이른 아침부터 공사중  (0) 2023.12.10
산책 삼아 이웃 마을 다녀오다.  (0) 2023.12.05
겨울 뜨락  (0) 2023.12.04
23년 12월 3일 정원에서  (1) 2023.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