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봄마중

꿈낭구 2024. 2. 13. 16:50

오늘은 날씨가 비교적 포근하다.

청매화 꽃망울이 통실통실 귀엽게 벙글어지고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설중매가 일등?

봄꽃들이 시샘이라도 하는 듯

여기저기 꽃망울이 생겨 눈이 즐겁다.

올해 봄마중은 아무래도 산수유가 일등이 되지 않을까?

샛노란 꽃송이들이 아우성이다.

지리산 둘레길 걷다가

산동마을 아저씨께 선물로 받은 산수유나무가

어느새 이렇게 부쩍 자라 담장 위로 훌쩍 올라왔다.

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인 2017년 봄에 심은 나무가

어느새 이렇게 자라 봄마다

노랗게 우리 집 정원을 물들이고

가을과 겨울이면 빨간 산수유 열매로

우리를 기쁘게 해주는 나무.

황금광나무가 빤작빤작 연한 잎을 뽐내고 있다.

자목련에 세 들어 사는 마삭줄.

땅이 아닌 하늘로 오르고 싶은 모양이다.

담장 너머가 궁금한 거야?

봄마중이라고?

곁에 있는 소나무와 키재기를 하는 동백나무가 떨군 겹동백꽃.

소나무와 동백나무의 가지를 정리하다가

나무 밑동에 떨어진 마른 동백꽃송이들을 마주했다.

시아주버님께서 심어주셨던 나무다.

떨어진 꽃송이들을 주워다 

데크에서 꽃놀이를 했다.

 

빨간 꽃잎을 감질나게 내민 아직 앙다문 꽃송이들부터 

조금씩 벙글어지고 있는 꽃송이들도 예쁘지만

이미 피었다가 시들어 가는 꽃송이도 사랑스럽고

생을 다해 이렇게 마른 꽃송이도 예쁘다.

요즘 까칠해진 삐돌이.

요즘 심드렁하더니 

여기에서 해바라기를 하다가

삐돌이가 급관심을 보인다.ㅎㅎ

해마다 요맘때면 생각나는 시를

오늘도 읇조리며 놀았다.

 

동백꽃은 세 번 핀다지요 / 박노해

 

눈 쌓인 나무에서

한 번 피고

떨어져 땅에서

또 한 번 피고

이 내 가슴에

붉게 다시 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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