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실 다욧뜨 차원으루다
오늘 아침 별미밥을 지었다.
어제 씻어서 불려둔 찹쌀과 잡곡에
냉동실에 넣어둔 연근 슬라이스와
고급진 요리에 쓰려고 손질해서 넣어둔 은행이랑
작년 가을에 대추나무에서 딴 대추의 씨를 제거하여
썰어서 말려두었던 대추도 넣어
딸랑구 생일날 별미밥을 해주려고 했는데
스테이크로 메뉴가 바뀐 관계루다...
간만에 웍을 꺼내 찜기 위에 찜보를 깔고 밥을 찌려는데
찜보가 좀 작은듯 해서 넉넉한 크기의 찜보를 이용했더니
ㅋㅋ밥이 적어 보인당.
아프지 않았으면 벌써 바닥을 보였을 찹쌀인데
많이 남아 있어서 약식도 만들고
밥 지을 때 조금씩 섞어 먹어야긋다.
김이 오르며 잘 쪄진 찰밥에
소금과 설탕을 적당히 넣은 물을 넣고 뒤적여 준 다음
다시 한 번 쪄낸 찰밥인데
워째 뭔가 수상쩍은 비주얼이다.
오늘은 아침부터 찜통더위라서
주방은 찰밥을 찌느라 후끈 달아올라
땀이 삐질삐질......
그래서 국 대신 시원한 오이냉국을 만들어서 곁들였다.
남푠은 별미밥이라며 좋아하는데
나는 워째 뭔가 만족스럽지가 않고 찜찜했었다.
ㅋㅋㅋ
그런데...... 이제서야 중요한 팥이 빠졌다는 걸 깨달았다.
아쿠야!
냉동실의 삶은 팥을 꺼내서 넣는다는 걸 까마득히 잊었다.
찰밥에 팥이 빠졌으니 앙꼬 없는 찐빵 같은 느낌이었던 것을...
이제서야 알아차린게 어처구니 없고
한편으로는 이 한심한 일을 어쩜 좋을까.
작년 부터 몸이 아파서 대충 살림을 하다보니
이런 실수를 하게 되었나보다.ㅠㅠ
정신 바짝 차리게 한 찰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