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2월 22일 토요일
아침 일찍 창밖을 내다보니 또 눈이 내렸다.
데크 위에 쌓인 눈을 쓸어내지 않으면
엄청 미끄러워서 위험하니 고양이들이 밟고 다니기 전에
서둘러 눈을 쓸어내야만 한다.
바깥 기온은 매서운 바람이 불어서 손발이 꽁꽁.
다행히 해가 떠오르면서 눈이 그쳤다.
거실에서 창밖을 내다보니 햇빛에 반사된 눈발이
은가루를 뿌린 듯 눈부시게 날린다.
냥이들은 햇볕 아래에서 늘어지게 자고 있다.
눈 치울 때 쓴 장갑을 빨코가 가지고 놀았는지
데크 바닥에 떨어져 있다.
세상모르게 깊은 잠에 빠진
냥3이와 삐용이와 빨코가
아침을 먹고 널브러진 모습을 보다가
엊그제 전지한 매실나무 가지를 잘라 물꽂이를 했다.
산당화 가지 물꽂이 한 줄기에서 초록잎이 돋아나고
수줍게 피어나던 연분홍 꽃송이들이
시들어서 떨어지고 있어서
다시 가지를 잘라 채광 좋은 거실 창가에 두었더니
함께 꽂았던 산수유가 먼저 꽃문을 열기 시작했다.
분홍매의 꽃눈 보다 산수유가 부지런하다.
정원엔 머지않아 설중매가 꽃을 피울 테고
청매와 홍매가 앞 다투며 피어나겠지?
분홍빛 예쁜 꽃을 피우는 매실나무는
오래된 나무라서 고양이들이 오르내리며
캣타워가 된 지 오래다.
나무가 커서 며칠 전 가지를 잘라냈는데
꽃망울이 생겨서 가지 몇 개를 가지고 들어와
물꽂이를 해뒀더니 어느새 제법 통통한 꽃망울이 생겼다.
햇볕 잘 드는 서재 창가에 두었더니
보석 같은 기포가 반짝이는 모습이 신기하고 예쁘다.
창밖의 앞뜰에서 금가루 은가루 같은 것이
반짝이며 내려오는데 아주 환상이었다.
햇빛에 반짝이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운 광경이었는데
바람이 부니 정원수에 내려앉은 눈이 날리는 모습이었다.
처음엔 그런 줄도 모르고 내 눈에 문제가 생긴 줄 알았다.
한참을 보석 같은 반짝이들이 쏟아져 날리는데
이 보석 같은 물방울 보다 훨씬 아름답고
환상적인 광경이었다.
우와~!!
점점 보석같은 기포들이 늘어가는 모습 또한
너무나 신기하고 아름다운 광경이다.
몇 주 전에 내린 폭설을 쓸어내다가 둘이서 감당키 힘들어
눈사람을 만들어 앞마당에 주루룩 두었었는데
날씨가 춥다 보니 여태껏 덜 녹았다.
ㅋㅋ다른 눈사람들은 거의 녹아 주저앉았는데
이 눈사람은 정원의 동백나무 그늘 때문인지
아직 윗부분만 녹아 형체를 남긴 모습이 애잔하다.
혼자 심심하니 친구 눈사람이라도 자그맣게 만들어
곁에 세워둘까 보다.
2월 말에 남쪽으로 봄맞이하러 갈까 했는데
날씨가 이렇게 추워서 취소했더니 좀 아쉽다.
남푠 생일 앞두고 이래저래 궁리 좀 해봐야긋당.
'인생2막 전원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5년 2월 14일 (0) | 2025.02.15 |
---|---|
정월 대보름 (0) | 2025.02.13 |
냥3이의 사냥 (0) | 2025.02.11 |
처음 겪는 폭설과 한파 (0) | 2025.02.10 |
눈폭탄 (0) | 2025.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