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4월의 뜨락

꿈낭구 2025. 4. 13. 21:05

25년 4월 13일 주일

어제 조카 결혼식에 다녀오느라고 고단했던지

숙면을 못한 탓에 집에서 인터넷으로 예배를 드렸다.

제법 쌀쌀한 날씨라서

정원에 심었던 꽃들이 냉해를 입지 않을까 염려스러워

밖으로 나가보니 바람이 어마어마하다.

4월 중순에 이런 추위라니......

놀란 꽃들이 잔뜩 움츠린 모습이다.

올해는 동백꽃이 피지 않아 단정하게 다듬어줄까 했더니

활짝 핀 꽃 한 송이가 고개를 빼꼼!

언제 꽃을 피웠는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었다.

붉은색과 흰색이 혼합된 겹꽃을 피우던 동백나무가

이번에는 이런 모습으로 꽃을 피웠다.

한 송이인 줄 알았더니 뒤쪽에 한 송이가 더 피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몰래 숨어서 핀 꽃 한 송이가 또 있다.

꽃도 안 피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고 투덜댔더니

위기의식을 느꼈나? 

근데 왜 숨어서 몰래 피는겨?

큰 아주버님께서 오래전에 손수 심어주신 동백나무라서

가까이에 눈부시게 하얀 겹꽃을 피우는 백도화를 심었었다.

지난겨울에 돌아가신 큰 형님께서 주신 나무인데

이젠 아주버님과 큰 형님을 추억하는 나무가 되었다.

꽃을 피우니 두 분의 모습을 뵌 듯 반갑고 기쁘다.

이번에 심은 에인절 패랭이

꽃이 화려한 오스카 카네이션

몇 해 동안 옆마당에 있던 백묘국이 냉해를 입어

이번에 화원에서 세 개를 사다 심었다.

그런데 심어 두고 서울에 다녀왔더니

비바람도 부족하여 사월 중순에 엄청난 강풍과 추위가 몰아닥쳤다.

제발 잘 견뎌내서 예쁜 꽃을 피워줄래?

꽃대가 가장 튼실하던 히야신스도

어마어마한 강풍에 속수무책으로 

결국 엄청난 강풍에 꽃송이의 무게를 감당 못하고 

꽃대가 쓰러지고 말았다.

내가 가장 예뻐했던 봄꽃인데......

조심조심 일으켜 세워 지주를 만들어줘야겠다.

금낭화가 조랑조랑 귀여운 꽃을 피웠다.

어린 시절 고향집에도 있었던 예쁜 꽃이다.

행여 고양이들이 말 짓을 할까 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징.

지피식물로 심으려고 이번에 새로 데려온 베로니카 썬샤인.

작은 잎들이 옹기종기 모여 꽃처럼 예쁘다.

봄 내내 환한 꽃으로 기쁨을 준 산수유꽃이

하나 둘 시들어 가는 모습이 아쉽다.

담장 가까이에서 핑크빛 화사한 겹꽃을 피웠던 홍매도 

아쉽게도 이제 하나 둘 지고 있다.

꽃출석부를 들고 정원 한 바퀴 돌다 보면

저마다 아름답지 않은 게 없다.

가까이에서 올려다보니 하늘과 흰구름과

한데 어우러진 모습이 참 예쁘다.

울 엄마 생각나는 자엽자두 꽃.

담장 위로 훌쩍 자란 사랑스런 나무.

잎도 작은 열매도 붉은빛이라고 엄마는 빨강나무라 부르셨다.

이 자목련도 오랜 세월 변함없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목련 곁에 라일락이 예쁜 꽃송이를 매달고

정원에 달큰한 향기를 선물한다.

꽃이 화사한 장미 메발톱.

담장 곁에 두릅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해 첫 수확으로 몇 개만 딸까?

베로니카 조지아 블루가 환한 꽃을 피웠다.

냥3이는 이 감나무를 휴식처로 삼은 듯...

단감나무에서 금세 편백나무로 내려왔다.

함께 놀아달라는 듯......

너 그렇게 숨은 거야? ㅍㅎㅎ

그렇게 눈만 감으면 되는 줄 알아? ㅋㅋ

단짝이던 냥2를 먼저 보내고

홀로 서는 냥3이를 위해 새끼 고양이 삐용이를 데려왔었다.

가장 예뻐하는 순딩이. 

여기저기에서 흙을 밀어 올리며 싹이 돋아나는 

둥굴레 새싹이 숲속의 요정 같다.

덕분에 둥굴레차를 즐겨 마시고 있다.

층층나무에 드디어 사랑스런 잎이 돋아났다.

작년에 가지 한쪽이 잘려져 독특한 수형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 곧 나비들이 내려앉은 듯

하얀 꽃을 피우겠지?

백설공주에 나오는 일곱 난쟁이들의 모습이 연상된다.

우리 집 뜨락에서 청색 무스카리와 사이좋게 자라라고

이번에 새로 사다 심었다.

키 작은 무스카리가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올망졸망한 꽃송이에서 아름다운 종소리가 날 것 같다.

천방지축으로 뛰노는 새끼 고양이들로부터

잘 지켜내야 할 텐데...

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새로 데려온 꽃모종들이 잘 자라줘얄텐데......

서울에 다녀왔더니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내렸었나 내가 애정하는 히야신스가 이렇게 쓰러져있어

넘 속상했다.

냉큼 일으켜 세워 지주를 만들어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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