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이 만개하니 눈이 부시다.
예전 같으면 수많은 벌들이 붕붕대며
이 배꽃에 날아들텐데
벌들이 줄어들고 있다더니 실감하게 된다.
몇 해 전에만 해도 꽃에 날아드는 벌들이 무서워서
사진 찍기도 힘들었었는데......
이 배나무는 열매 보다도 꽃을 즐기기 위해 심은 것이다.
배나무와 향나무나 소나무의 꽃가루가 상극이라는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소나무가 있는 산이 있는데다
우리집 정원에도 소나무가 몇 그루 심겨져 있어서
약을 치지 않고서는 배나무에 생기는 병을 어찌할 수가 없어서
우리는 열매를 포기하고 꽃을 선택하기로 했다.
너무나 예뻐서 요즘 매일 이 뜨락에 서성이게 된다.
벌이 날아들어서 보니
노란 꽃가루가 제법 많이 매달려 있다.
이 꽃 저 꽃을 찾아 날아들며 분주하게 열일하는 꿀벌을 관찰하는 즐거움!
화단 한 켠에 귀여운 노란 양지꽃이
낙엽을 들추고 피었다.
오늘은 산행 대신 봄꽃을 심기 위해
드라이브 삼아 해마다 요맘때면 찾아가는 화원에 다녀왔다.
작년 겨울 추위에 희생당한 백묘국만 사기로 했었는데
꽃집에 가니 욕심이 생겨 더 데려오고 싶었지만
심을 공간을 일단 확보해야 했기에
10가지 정도로 요만큼만 데려왔다.
작년 겨울에 마을 하수도 정비 공사를 한다고
정화조를 없애고 생활하수와 정화조 하수관을 따로 묻어
하수관을 새로 묻느라 포크레인으로 공사를 하면서 파헤치며
마당에 깔린 잔디를 들어내고 이렇게 시멘트로 마감을 해놓고 가서
속상했는데 하필 눈이 내려서 어려움이 많았었다.
시멘트 위에 두꺼운 덮개를 덮어두고 갔는데
고양이들이 밟고 돌아다녀 발자국이 그대로 남게 되었다.
다시 잔디를 깔기엔 엄두가 나지 않아서
이렇게 삭막한 모습이 맘에 들지 않지만 어쩌겠는가. ㅠㅠ
그때 파헤쳐친 흙에 깔려 끝내 희생된 화초들이 많아서
올봄에 조금이나마 다시 사다가 심어보기로 했다.
무스카리를 심기 위해 자리를 물색하는데
냥이들이 무슨 일인가 하여 호기심 왕성한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다.ㅎㅎ
오후에 아이 퇴근길에 전화가 왔다.
마침 저녁준비를 하던 터라 집에서 저녁 함께 먹기로 했는데
텃밭에서 수확한 시금치와 미나리, 참나물, 돌나물, 달래, 부추 등등
고들빼기 김치와 잡곡밥에 찌개를 준비했다.
어제 김밥 싸고 남은 달걀지단과 단무지와
부리나케 숙주나물, 우엉조림과
된장 항아리 정리하면서 끓인 집된장에
감자, 당근, 호박,고추, 두부와 버섯을 넣고 찌개를 끓였다.
둘이서 대충 먹으려던 저녁 식탁에
도톰한 닭가슴살도 오븐에 굽고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을 추가했다.
닭가슴살에 소스를 뿌려서
모처럼 퇴근길의 아이와 함께 저녁식사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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