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기·품평후기

강진 전통간장 품평후기

꿈낭구 2012. 5. 5. 15:43

 

 

국간장을 가리켜 돌아가신 친정엄마께선

조선간장이라고 하셨지요.

어릴적부터 조선간장과 왜간장을 구별할 수 있는

훈련(?)이었다고나 할까요?

음식을 만들며 어느땐 조선간장을 쓰는지

그리고 또 어느 음식에는 왜간장을 사용하는지를

엄마께 배우게 되었답니다.

흔히 진간장 또는 양조간장이라 불리우는 왜간장과는

차원이 다른 조선간장의 맛에 길들여진 저는

이제 어디에서 그 맛을 찾을것인가

늘 아쉬웠더랬지요.

그런데 뜻밖의 선물로 전통방식으로 만들어진 간장을 받아들고

맨먼저 엄마 생각이 났습니다.

엄마를 떠올리니 곧 이어서 꼬리를 물고 미역국이 생각났구요.

그래서 어린시절 생일날 끓여주시던 미역국

아이를 낳았을때 첫국밥으로 끓여주신 엄마표 미역국이

불현듯 떠올라 콧날이 시큰해졌습니다.

 

 

맑은 미역국을 정말 좋아하는 저는

미역국에 만큼은 늘 조선간장을 고집합니다.

그래서 초록세움님께서 협찬해주신 간장을 받아든 순간

미역국을 먹고싶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소금으로 간을 맞춘 미역국과는

차원이 다른 깊으면서도 깔끔담백한 미역국이

얼마나 좋은지요...

 

 

요즘엔 미역도 이렇게 깨끗하게 손질되어

불릴것도 없이 바로 끓일 수 있도록 제품이 만들어져 나오더군요.

아기 기저귀처럼 길다란 미역을 보면

아련한 그리움 같은게 밀려오는데 말이죠.

 

 

저는 쇠고기 미역국 보다는 멸치로 국물을 낸

맑은 미역국을 훨씬 좋아한답니다.

아무것도 넣지않고 오로지 맹물에 미역과 조선간장만을 넣은 미역국을

혼자 있을때 가끔 끓여먹기도 하지요.

저만 그런가요?

왜 미역국을 보면 엄마가 생각날까요?

맑고 투명한 미역국을 끓이기엔

이 냄비처럼 어울리는게 또 있을까요? ㅎㅎ

 

 

바다내음이 너무너무 좋습니다.

저는 미역국을 끓이면서

처음 간을 보기위해 한 수저 떠서 맛을 볼때가

젤루 좋더라구요.

 

 

미리 불리지 않아도 곧바로 먹을 수 있도록 가공된 미역이라서

가볍게 씻어서 멸치육수에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니

세상에서 가장 쉽고도 간단한 국이 바로 미역국이 아닌가 싶네요.

 

 

마늘 다진것만 약간 넣고

이제 오늘 처음 맛을 보게 될 간장을 한 술 넣으려고 하는데

간장의 향내가 아주 마음을 저리게 만듭니다.

 

 

맑고도 투명한 간장 한 술을 미역국에 넣으려는데

자꾸만 목이 메입니다.

우리 딸아이도 요담에 이런 감정일까 생각해보며

감상에 젖어봅니다.ㅎㅎ

 

 

얼마나 시원한 맛인지요...

간만에 속이 다 뻥 뚫린듯 시원함을 느낍니다.

 

이정도라면 안심하고 먹을 수 있지 않겠어요?

100% 우리콩으로 전통 재래방식 그대로 만든 간장이니 말입니다.

 

우리 여인네들과 미역은

얼마나 각별한지요...

 

 

다행히 울신랑도 깔끔한 미역국을 즐기는 편이라서

아침 식탁에 가끔 올리는데

남정네들이 느끼는 것과는 달리

우리 여인네들만의 공통분모를

어찌 설명해야 할런지요...

이 시원한 국물맛이라니요.

첫 모금에 고만 반해버렸구먼요.

오늘 이 미역국을 먹으면서

울신랑은 어린시절 할머니 밥상에 언제나 놓여있던

조그만 간장종지 이야기를 풀어놓더이다.

ㅎㅎㅎ 간장에 얽힌 각자의 추억으로

미역국을 대하게 된 아침이었다우.

아...!

이제는 마음이 놓입니다.

언제든 이 변함없는 맛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우리 후손들에게로 이 재래방식으로 만들어진 간장이

대대로 이어지면 좋겠어요.

요즘 젊은엄마들이 이 간장의 깊은맛을 발견할 수 있어야

 아이들에게도 이 귀한 정통간장의 맛을 물려줄텐데 말입니다.ㅎㅎ

저는 묵은나물 볶을때도 항상 간장을 사용하는데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답니다.

소금으로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그 깔끔하고 깊은맛 뿐만 아니라

영양면에서도 얼마나 뛰어난지요...

간장맛이 뛰어나서

간장으로 간을 맞추면 좋겠더라구요.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