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작은형님의 놀이터

꿈낭구 2012. 5. 15. 23:58

 

어제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로 땅이 촉촉해져서

옮겨심기에 적합한 날씨라며

울작은형님께서 부추랑 깻잎 모종 가져다 심으라고

아침에 형님네 밭으로 오라십니다.

집에서 출발할때만해도 비가 살짝 오락가락한 상태여서

얼렁 얻어다가 주말농장에 심어놓고 돌아올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울형님's 농원에는

이렇게 어여쁜 뽀삐가 빗방울을 이기지 못하여

가냘픈 꽃대가 위태위태해 보입니다.

 

 

울작은형님께는 주말농장이 아니라

전용 놀이터가 된것 같습니다.ㅎㅎ

컨테이너 박스꺼정 있으니

거의 날마다 출근(?)을 하시는 모양입니다.

자투리 땅 하나 없이 빼곡하게 들어찬 작물들이

주인의 발소리를 들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더이다.

 

 

더덕도 이렇게 싱싱하게 자라고 있고요~

 

 

오늘 이곳을 찾은 목적이 바로 요것~!

깻잎 모종을 얻어다 우리 주말농장에 심어보려구요.

그런데 어찌나 싱싱하고 좋은지

욕심껏 뜯어왔어요.ㅎㅎ

 

 

우리에겐 없는 아욱도 이렇게 많아서

국 끓여먹으려고 잘라왔어요.

농학박사님네 농장은 이렇게 다른가보다고 추임새를 넣었등만

아주버님께선 일 년에 딱 한 번 이곳에 오신답니다.

배추 뽑을때...ㅎㅎㅎ

그러니 울형님의 농장이랑게라.

 

 

요건 완두콩인데 벌써 이렇게 콩깍지가 생겼더라구여.

이런걸 심었어얀디...

수확의 기쁨이 클것 같아요.

 

 

왠 철망인가 궁금했는데

도둑고냥이가 말짓을 해서 이렇게 해놓으셨답니다.ㅎㅎ

아마 요기서 뒹굴고 놀다가는 모양이지요?

 

 

울타리쪽에는 뽀삐가 이렇게 활짝 피어서

눈이 즐거워져요.

양귀비하고는 다른거라네요.

 

 

아고고...요런걸 워디서 구해다 놓으셨는지...

타닥타닥 땔감에서 나는 소리도 소리지만

냄새가 아련한 향수를 불러 일으킵니다.

저를 위한 특별식을 준비중이시라는디...

과연 무신 맛난것을 주시려나 기대가 됩니당.

ㅋㅋㅋㅋ

 

 

컵라면을 보아허니 위의 솥단지 속에는

물이 끓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완죤 울형님의 소꿉놀이가 시작되얏쓰용.ㅎㅎ

이런 라면을 워디서 먹어보긋능가 말여라.

 

 

얼마만에 먹어보게 되는 컵라면인쥐...

 

 

이렇게 뚜껑을 덮어놓고 지달려얀다능만유.

울형님은 푹 퍼져얀다고 우기시고

지는 꼬들꼬들해얀다고 우기믄서

소꿉놀이에 둘이서 신바람이 났었구먼요.

 

 

그자리서 뜯어온 상추를 씻으시는디

씻고 또 씻고...

예전에 시어머님께선 울형님이 야채를 씻노라면 빼앗아서

제게 맡기셨던 이야기를 하며 한참을 웃었지요.

미나리를 이쑤시개로 배를 갈라 씻으셨던 전과가 있으셨당게라.

그런데 아직도 여전하십니다그려.

씻고 또 씻어 안 말리믄 코죽을 맹글게 생겼쓰요.ㅋㅋ

 

 

형님의 별장인 컨테이너박스 안에서 바라다 보이는 모습이랍니다.

방 안에 한 살림을 차리셨네여.

왠 쇼파며 책상꺼정 장만을 허시고.ㅎㅎ

 

 

아침에  나오시면서 찬밥을 가져오셨다고

오늘 제게 특별한 쌈을 맛뵈야주신대여.ㅋㅋ

라면은 은제 먹는뎌~~!

이러다가 다 퍼져뿔긋고마는...

 

 

'니...이런 쌈 못먹어 봤을거다.

상추에 밥을 놓고 쌈장 쪼꼼, 갈치속젓을 요렇게 얹어서 말이다잉~!'

 

에고고...

 

 

'자~! 얼른 '아~' 허란 말이다.

먹어만 부와. 월매나 맛난지...'

 

이케 큰걸 우찌케 한 입에 먹으라공...

울형님 성화에 생전 첨 먹어보는 상추쌈을 먹어봅니당.

 

 

3년 묵은 김치여다 라면을 먹으며

낄낄대며 재밌어서 신이 났어요.

거참...별미네욤.ㅋㅋ

 

 

못말리는 울형님이 뜨건 라면국물에 적셔 먹음 맛나담서

쑥절편을 이렇게 첨벙~!!

우이잉~!! 요건 또 뭣이래여...

참말루 형님덕에 오늘 별별것을 다 먹어봅네당.

 

 

아이고~~ 식후에 커피꺼정...

이 종이컵은 또 왜 이 모냥이대여...

아조 특별헌 맛의 커피라는디

솥단지의 끓는물로 이렇게 타오셨네요.

 

 

요것은 차로 끓여먹는 뭣이라고 허시등만

모양은 꼭 월계수잎처럼 생겼는디

물에 우려내니 빛깔이 아주 곱더라구여.

오늘 가지가지 온갖것을 다 섭렵허능구먼요.

 

 

부추뿌리를 얻어오려니 부추도 잘라서 다듬어야쥬.

 

 

아주아주 맛있다는 방울토마토도 떼를 써서 두 개 얻었어요.

 

 

울형님 신발을 고냥이가 물어다 놓았을까요?

 

 

뽀삐를 한아름 꺾어가지고 집으로 돌아와보니

꽃에 정신이 팔려서

방울토마토를 깜빡 잊고 놓고온겁니다.

아이고...정신머리 허고는...

형님헌티 방울토마토로 얻어다 먹어야쥬뭐.ㅋㅋ

 

깨도 심고 부추도 심고

이 뽀삐도 한 포기 얻어다가 울주말농장에 심었어요.

내년봄엔 우리 주말농장에서도 이렇게 예쁜 뽀삐를 볼 수 있겠지요?

저녁에 '건축학개론' 영화까지 보고 돌아왔더니만

하루해가 쏜살같이 지났구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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