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영농개시

꿈낭구 2012. 5. 4. 10:53

 

 

오후 늦게 산에 갔다가 지주냥반의 전화를 받고

주말농장으로 발길을 돌렸었지요.

밭을 갈아놓았으니 구역을 대충 정해둔 곳에

밭고랑도 만들고 해얄거 아니냐기에

부리나케 왔더니 에효~! 황무지가 따로 없습니다.

밭고랑을 만드는것도 여간 에로운게 아니구먼요.

뱀이 지나가듯 구불텅구불텅~~!

딴엔 반듯허게 만든다고 했는데도

지주냥반헌티 또 한 소리 듣게 생겼으니

어떻게 좀 해보라고 궁시렁거렸더니

어디서 끄나풀을 구해와서 줄을 맞추어

겨우겨우 형태를 잡아놓고

거름 두 포대를 지주냥반 허락도 읎이 우선 빌려다가

뿌려놓고 뒤섞어주믄서 울신랑 어찌나 구슬땀을 흘리는지

지름이 2cm도 넘는 땀이 귓가로 흘러내립니다.ㅋㅋ

하도 딱해서 쪼그리고 앉어 흙을 고르는데

돌맹이는 왜케 많은지...

이 섬섬옥수가 거친 돌맹이로 말씸이 아니게 되얏쓰용.

 

그날 돌아와서 둘다 꿍꿍 앓었구먼요.

워디 일 혀서 먹고 살긋냐고 서로에게 살 없는 화살을 쏘았습죠.

 

올해는 비닐을 덮고 영농을 하자고 그렇게 얘기를 해도

끝내 밭 두 두럭을 무신 비닐꺼정 씌우는 수선을 떠느냐며

도무지 말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다음날 퇴근하자마자 재래시장에 가서

온갖 모종들을 골고루 샀는데

작년보다 수월찮은 비용이 들었네요.

이거 잘 심어서 키워야 본전을 뽑을틴디...

 

비닐을 씌우지 않고 그냥 심을 작정이라서

풀과의 전쟁을 하고싶지 않은 저는 토라져서

밭 가장자리에 앉아서 배짱이노릇을 하는 중입니다.ㅎㅎ

 

저 박스 안에 모종이 수십 가지가 들어있구먼요.

가만히 앉아서 감독이나 하라는데

바람이 불어서 겉옷을 입으면 더웁고

더워서 벗으면 또 춥고...

징징징징~~!

지주냥반네 비닐하우스 속에 들어가 있자허니 답답혀서 것두 마땅찮고

배짱이노릇도 쉽지가 않습디다.ㅎㅎ

 

 

바람이 어찌나 부는지 모자까지 뒤집어 쓰고 놀고 있는데

바람이 잔뜩 들어가 바지와 남방이 빵빵히 부풀어 오른

울신랑 모습이 너무나 우스워서

나중에 놀려먹으려고 몰카를...ㅋㅋ

'바람든 남푠...'

푸핫하~!!

시방 오이의 지주를 세우려고 구상중인 모냥입니다.

모종이 겨우 떡잎 몇 장이구만 무신 벌써보텀 지주를 세운다고 그런다요?

 

 

밭두덕에 있는 쑥을 가위로 잘랐더니 요만큼입니다.

올해 왜 개떡을 안 만들어 주냐고

아침에 떡타령을 하던 아이 생각이 나서

쑥을 캐려는데 고만 집에 가자네요.

요것 쬐끔으로 떡을 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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