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울집 초간단 아침식사

꿈낭구 2012. 6. 8. 16:10

 

 

요즘 집안 구석구석 대청소에 이불빨래까지 한다고

두시럭을 떨었더니 무리가 되었는지

평소 거뜬한 거리였던 걷기운동이

어젯밤엔 너무나 힘에 겨워서

반환점을 돌아 절반쯤 왔을때부터

아고고...신음소리를 내며

좀 과장허자믄 속도를 달팽이걸음으로 돌아와서 씻자마자

냅다 벌러덩 누워버렸지요.

너무 고단하니 잠도 편치가 않아서

침실에서 거실로 왔다리 갔다리...

게다가 간밤엔 빗소리꺼정 들려서 들락날락...

 

결국 오늘아침 늦고야 말았네요.

오늘은 특별히 울딸랑구가 서울로 대학탐방을 간다고

새벽같이 출발을 헌다는디

이거 보통 낭패가 아닌규.

울집 초간단 아침식사를 공개하좌며는...

깨죽에 샐러드와 수제 스테이크.

10분만에 마련을 했당게라.ㅎㅎ

 

 

냉동실에 비상용 영양간식 흑임자깨죽가루를 꺼냈지요.

직접 손질해서 볶은 흑임자에 쌀과 땅콩이랑 넣어서

방앗간에 가져다가 만든 깨죽가루랍니다.

 

 

냄비에 깨죽가루를 넣고

물만 부어서 끓여주기만 허믄 된당게라.

물의 양으로 농도는 조절하면 되는데

끓기 시작하면서 점점 되직해지니

처음엔 묽다싶어야 농도가 맞지요.

여기저기서 보글보글 끓을때꺼정 저어가며 끓이다가

소금간을 하고 취향에 따라 설탕을 약간 가미해도 됩니다.

 

 

한 손으로 죽을 가끔씩 저어가며

냉장고 속의 푸성귀들과 과일들로 샐러드를 만들었어요.

파인애플과 토마토, 건포도와 땅콩

그리고 나머지 야채들은 죄다 몽땅 울집 주말농장 출신들...

아...땅콩도 주말농장 출신이네여.

 

 

샐러드를 즐기다보니 야채를 손질할적에

샐러드용으로 따로 팩에 보관을 해두니

꺼내서 접시에 담고 곁들임 과일만 준비하면 된답니다.

드레싱은 레몬오일.

오늘 바닥났어요.

이제 새로 구입할때꺼정 무신 재미로 샐러드를 먹어얄랑가...

바질 발사믹과 새로 구매한 무화과 발사믹크림을

휘리릭 뿌렸습니다.

 

 

요것은 수제 스테이크인데 급할적에 아주 요긴하게 이용하지요.

한 봉지에 도톰한 넘으로 세 개가 들었는데

요만큼이 두 개 분량이지요.

급해서 전자렌지에 데워서

먹기 쉽게 한 입 크기로 썰었어요.

 

 

깨죽에 잣이랑 고명으로 야냥개를 떨 시간이 없어서리

부산나게 그릇에 담으면서부터

얼렁 나와서 아침 먹자고 불러댑니당.ㅎㅎ

혹시 몰라서 누룽지도 끓였는데

늦었다고 겨우 깨죽만 먹고 일어섭니다.

에효...태워다 줄팅게로 얼렁 더 먹으래두

자꾸 그럼 습관이 된대나 뭐래나...

참말로 기특도 허구만이라.

화장실에서 충그리는 시간 5분만 줄여도

요것들 다 먹고도 학교꺼정 뒹굴어서 가긋고마는...

고놈의 넷북이며 책을 들고 안방 화장실로 뛰엄박질을 허는것을

뜯어 고쳐얄틴디 참말로 성가시당게라.

궁여지책 끝에 화장실 조명을 어둡게 혔등만

인자는 넷북을 들고 가요 글씨...

오늘 아침에는 뭔맘을 잡쉈능가 아빠가 태워다 준담서

준비허고 내려오라며 어느새 먼저 나갑디다요.

딸랑구 화장실 간 사이에 잽싸게 바나나 4개, 쵸콜릿, 생수 한 병,

사과랑 배 말린것을 아이 가방속에 몰래 넣었지요.

옷을 입고 앞뒤로 살피는 아이한테

화장지와 물티슈도 챙겨넣었응게

어서 가방 짊어지고 가라며 가방을 열어볼 틈을 주지않았죠.ㅎㅎ

열어봄 틀림없이 안 가져갈게 뻔하니께...

오늘용돈은 아빠가 주실거라며 배춧잎 두 장을 쥐어줬더니

 짠순이 엄마가 주는 특별용돈에 감격을 허는 딸랑구 발걸음이

억쑤로 가볍더랑게라.ㅋㅋ

 

아니 그란디...즘심 무렵에 문자가 왔쓰용.

엄마가 특별용돈 안 주셨드람 오천 원 들고 올뻔 했담서...

어찌된 영문인가 혔등만

동아리 후배에게 줄 선물을 사려는디

아빠가 주신 돈이 오천 원 짜리더라네요.

아고...이를 워쪈뎌~!

오천 원 짜리를 오만 원이라고 준거유.

 선배가 즘심도 사주고 구경도 시켜줬다기에

우선 친구한테 빌려서 쓰라고 해놓고서

남푠헌티 전화를 혔지라.

아니 먼 길 떠나는 아이헌티

워찌코롬 오천 원을 쥐어 보낼 수 있느냐고...

울신랑 빡빡 우깁니다.

분명히 오만 원을 줬다고.

누구 말을 믿어야긋쓔?

이냥반 퇴근혀서 돌아옴 산수공부 좀 시켜얄랑게뵤.

그렇다고 욘석은 지 용돈은 십 원도 안 들고 갔단말여?

하여간 진지자래꼽쟁이랑게라.

도대체 매월 받는 용돈은 워디다 쓰는지

녀석은 책이며 학용품이며 죄다 엥간허믄 엄마아빠헌티 문대기 일쑤랑게라.

그 주머니로 들어가믄 도대체가 나올줄을 몰러요.

엄마보다 더 부잔지 누가 알아요? ㅋㅋㅋ

암튼 오늘의 해프닝은 바로 너무나 서두르다 생긴 일이 아닌게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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