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기·품평후기

회천감자 개봉기

꿈낭구 2012. 6. 15. 15:22

 

 

감자를 주문해놓고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지 몰라요.

샌드위치 만들려고 식빵이랑 사다놓고 기다리는데

삶아놓은 계란도

다져놓은 양파도...모두들 목빼고 감자가 오기를 기다렸지요.

 

 

그러다 드댜~ 어저끄 감자가 배달된다는 전화를

한지공예 수업중에 받게 되어서

현관앞에 두고 가시라고 혔등만

동네방네 울집 감자 산것이 소문이 나서

담주엔 감자 쪄서 안 가져오믄 알아서 하라며 난립니당.ㅎㅎ

감자 5kg이 얼마나 된다공...

이럴줄 알었음 큰걸로 주문할걸 그랬구먼요.

 

 

오늘은 비가 오려는지 날도 꾸무럭허고

오전내내 경제활동을 조까 허고 왔등만 너모나도 고단혀서

오늘은 셤 끝나고 일찍 집에 와서 즘심을 먹을거라던 딸랑구 생각에

감자를 꺼내왔쓰요.

울집 딸랑구오믄 포근포근헌 뜨신 감자를 줄 요량으로

몇 개 씻어서 작은 냄비에 담아 가스불에 올려놓고...

 

 

아고고...주방에서 지키고 있었어얀디

거실에 와서 책을 붙든게 탈이었구만요.

뉘집서 뭣을 이케 태운뎌...

워매~~!! 그러다가 고만 정신이 번쩍 나서

빛의 속도로 주방으로 뛰어갔등만...

이미 요지경이 되얏드란 말씸요.

 

 

소금과 설탕을 약간 넣고 포슬포슬 맛나게 찔 요량이었는디

요로코롬 볼썽사납게 되얏고만요.ㅎㅎ

 

 

급헌 맴으로 껍질을 벗겨놓고

태운 흔적을 없애려는데

뜨겁기는 왜케 뜨겁대여...

크기가 쪄먹기 좋은 크기인데

 찌면서 바닥에 물이 조금 남았을적에

뚜껑을 열고 분이나게 했어얀디

이렇게 태워버리는 바람에 졸지에 찐감자가 구운감자가 되얏네여.

 

 

앗뜨거라 앗뜨거라 찬물에 손을 담그면서

껍질을 벗기는데 아이가 돌아오더니

무슨 요리를 만드시다가 이렇게 태웠냐며

코를 벌름거리며 들어옵니다.

 

 

거실 바닥에 내동댕이 쳐진 책이며

시컴탱이 냄비는 허고

여기저기 검게 타버린 그을음이 싱크대 위에 날려서

우리집이 순식간에 수라장이 된것을 보고

아이는 킬킬대며 웃는구먼요.

'엄마, 글두 쫀득허니 구수허고 맛있쪄용~!'

'ㅎㅎㅎ야~!! 아무나 이케 구수헌 감자를 만드는줄 아냐?

엄마가 구운감자를 만들려고 헌것여...ㅋㅋㅋ'

식기전에 뜨걸때 먹어야 맛있다고

둘이서 냠냠이가 되어서리...

수미감자는 역시 맛있구먼요.

조만간 이 감자를 이용해서 멋드러진 요리들을 만들테야용.

 

 

근디 냄비의 속은 어찌어찌 해결을 보았는디

요 바깥부분이 요렇게 되야뿐졌으니

이를 워쫀대여.

 

 

귀엽고 깜찍헌 새냄비를 이렇게 망쳐놓았으니

일단은 요정도로 씻어서 깊숙허니 숨겨놓았다가

빨래 삶을적에 함께 넣고 삶을 작정이랍니다.

그럼 놀라울정도로 감쪽같이 되거덩요.

삶은빨래가 끓을즈음에 냄비 궁딩이를 위에 올려놓았다가

꺼내서 수세미로 가볍게 닦으면

냄비에 흠집도 나지않고 반짝반짝 윤이 난당게라.

프라이팬 찌든때나 컵이나 타파, 음식에서 물이 든 그릇 등등...

힘들게 닦느라 애쓰실거 없어요.

이렇게 하면 금세 새것처럼 윤이 반지르르 난당게라.

그렇게 닦은 다음 물에 하루쯤 락스풀은 물에 담가 두었다가

다음날 뜨거운 물을 끓여 헹구어내면 감쪽같아질뀨.

 

저는 가끔 욕실 슬리퍼도 이런 방법을 이용해 늘 뽀송뽀송한 상태를 유지해요.

슬리퍼는 물걸레 삶을적에 살짝 넣었다가

솔로 닦으면 새로 산 신발처럼 된답니다.

특히 욕실 슬리퍼의 경우에는 바닥의 구멍들 사이에

물때가 끼어 말끔히 씻어내기 에롭잖아용?

요런 방법을 이용하면 간단히 해결된당게라.

제 살림노하우를 공짜로 알려드링게로

따라해보셔유. 아고...내넌 왜케 착헌지몰러.ㅋㅋㅋ

얼렁 주변을 살펴보셔라.

누가 환경심사 안 나오나...은근 기다려질테니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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