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병실에서

꿈낭구 2012. 8. 7. 16:17

 

 

정형외과 병동이라서 입원실에는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많으십니다.

먼저 계신분들이 하나 둘 퇴원을 하시고

ㅎㅎ이제 제가 가장 막내이면서 대장이 되었구먼요.

어르신들과 함께 지내다보니

새로운 발견을 하게됩니다.

제일 먼저 놀랍고 잼났던 사실 하나...

옆 자리 할머님의 모닝콜이 너무 화끈하다는 사실.

"Hunny hunny baby hunny hunny baby~~"

처음엔 워디서 나오는 소리인가 어리둥절혔당게로요,

달콤헌 속삭임처럼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얼마가 지나도 소리를 못들으시는지 꿀잠을 주무십니당.ㅎㅎ

몇 소절을 반복을 허는디 웃음이 터져나오려는걸 가까스로

배꼽에다 심을 실허게 주고서리 자는척 위장을 혔다닝게라.

 

그 할머님 뿐만이 아니랍니다.

건너편 할머니 침상에서는 시차를 두고

"자기야~!! 일어나잉~!! 자기야~!! 일어나잉~!!"

아쿠머니낭...간지러워 더는 못 누워있긋습디당.

어르신들께서는 알람기능이 필요없으신줄만 알았등만...

기왕이믄 닭살스런 코맹맹이 여인네 음성대신

쉑쉬~헌 남정네의 음성이었드람 더 얼릴틴디 말여라.ㅎㅎ

 

연일 37도가 넘는 폭염에 이 감옥(?) 바깥세상은

모두가 헉헉대며 고난을 겪고있다는디

시원헌 실내에서 얼기설기헌 링거만 아니믄

신선놀음이 따로 없는디 말여라.

나가고 새로 들어오고...

멤버가 몇 번째 바뀌어 이제 어느덧 제 병실에도

안정기에 접어들어 수술을 하루 이틀 차이를 둔 고만고만한 환자분들인지라

그래두 젤 빠릿빠릿허고 회복이 빠른 제가 아무래두

젤 먼저 퇴원을 하게되지 않을까 부러워들 하십니다.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울신랑 덕분에

이젠 병원생활에도 제법 익숙해졌습니다.

휠체어 운전도 수준급이랑게라.

후진도 쓱쓱~~!!

운전실력을 발휘하야 눈깜땡깜해도 이제는 못가는데가 없으니 말여라.

소스라치게 놀라는 통증만 아니면 제가 환자인것을 잊을정도니까요.

 

책을 읽고 신문을 보고

원없이 누워서 뒹굴뒹굴~~!!

그런데 젤루 괴로운것은 하루종일 TV소리와

문병객들과 보호자들의 만만치않은 소음(?)이지요.

그리고 또 하나...

왠 식사시간은 그렇게도 자주 돌아오는쥐~!

가뜩이나 입맛없는데 참말 고역입니당.

하지만... 잠깐 보호자 없어도 서로 도와가며

고락을 함께 나눌만큼 정이 듬뿍 들었답니다.

ㅎㅎ 간호사 오기전에 얼렁 끝내고 누워야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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