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개·국

민물고기 매운탕의 변신

꿈낭구 2012. 9. 30. 00:35

 

 

얼마전에 이웃집에서 손수 낚시로 잡은 물고기로

매운탕을 끓였는데

평소 그 집 매운탕을  맛나게 얻어먹던 음식인지라

맛있게 먹던 우리 생각이 났다며 가져왔더이다.

낚시를 즐기시는 분인 이웃집 남편께오서

흔적없이 사라진 물고기를 보시곤

 직접 잡아오신 것이니 증거로 남겨 위에 올려 보내주어야지

이렇게 해서 가져다주면 어떻게 하느냐고 아쉬워 하셨다지요.ㅎㅎ

물고기를 근사허니 그려서라도 올려 증거로 삼을테니 걱정 마시라고 했어요.ㅎㅎ

그런데 하필 곧바로 함께 먹을 기회가 없어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드댜~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였는데...

 

요런것은 물고기보다는 시래기맛이 더 좋은거라며

시래기를 가시 걱정 없이 마음놓고 맛나게 먹으려면

오래오래 끓여서 고기맛을 충분히 우려낸 다음

뭉그러진 물고기는 가차없이 건져 내버렸다더니

아닌게 아니라 물고기 지진거라고 내놓으니

영문을 모르는 울집냥반이

제가 혼자서 물고기를 다 건져먹은줄 알더랑게라.ㅎㅎ

물꾀기는 누가 다 낚시로 잡어갔냐네여.

 

아니 그런데 오호~ 애재라!

청양고추를 너무 많이 넣고 끓였는지

매운것을 못먹는 울식구들에겐 맛을 느끼기도 전에

혀의 고통(?)으로 함부로 도전할 수 없노라며 못내 아쉬움을 표합니다.

 

 

그리하야... 특단의 조처를 취혀야 쓰것기에

나름 꾀를 내어 냉동실의 생새우 얼린것을 넣고

매운맛을 조절을 해보리라

이렇게 꺼내놓았지요.

펄펄 살아있던것을 꽁꽁 얼린거라

또록또록허니 눈을 뜬거 보이시져? ㅎㅎ

국물의 시원헌맛도 내줌시롱 매운 국물맛을 좀 잡아주지 않을랑가...

 

 

사라진 물꾀기를 대신하야... 생새우를 넣고

청양고추도 죄다 건져내고

다시 보글보글 끓였드랬쥬.

 

 

아이공...그려두 여전히 매운맛은 살아있어서

그림의 떡이 따로 없습니다요.

그랴서 요번에는 다시 매운맛을 없애고저~

들깨가루를 넣어보기로 작정을 허고...

좀 부드러워질 맛을 기대해봅니다.

 

 

야심차게 변주를 혀서 대파도 썰어넣고

워디보자...시래기를 좋아해서 건져 먹노라니

와따미...아직도 여전히 징허니 맵다네요.

 

결국 맹물을 붓고 희석시킬 수는 없고

꽃게매운탕 국물을 약간 넣고

요번엔 미나리를 넣어봤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매운맛에 어느정도 길들여진것인지

이젠 매워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먹을 수 있었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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