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개·국

호박잎된장국

꿈낭구 2012. 7. 18. 16:16

 

 

 

호박잎으로 된장국을 끓였답니다.

여름철 제가 좋아하는 국 이지요.

 

 

재료 : 호박잎 4장, 된장1T, 고춧가루2/1T, 멸치육수, 풋고추, 대파, 양파

 

 

주말농장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쏟아져서

임금님 우산을 둘러쓰고 수확을 하려다보니

손이 모자라서 여간 힘이 든게 아니더라구여.

오이를 따려다가 고만 우리집 오이네 집을 향해

줄기를 뻗어 휘감고 오르던 울옆집 꾀꼬리네 호박덩쿨이

우산에 걸려 톡~ 줄기가 잘렸구먼요.

ㅎㅎㅎ 그냥 놔뒀다간 꾀꼬리가 와서

시들어버린 호박덩쿨을 보면 자기네 호박이 울집을 침범했다고

잘라낸것으로 오해를 하게 생겼잖우?

그랴서 잘려진 호박덩쿨에서 호박잎을 따서 가져왔구먼요.

'꾀꼴아~! 나가 말이시...느그 밭에 가뭄때 물을 월매나 줬는지 알어?

요 호박잎 네 장 나가 갖다가 국 끓여묵었다고 눈 흘기지 말그라잉?'

요 고추가 말임돠~ 피망이라고 사다 심은것이

피망은 안 열리고 요런 고추가 열렸구만요.

그란디...요상헌게 썰어놓으면 피망처럼 모양이 꼬불허당게요.

맵지만 않음 좋갔구만...

 

 

멸치육수에 된장을 풀어 끓이다가

껄끄러운 호박잎 뒷부분을 벗겨내서

손으로 조물조물딱 뜯어서 넣고 끓입니다.

아무래도 피망고추(?)가 미심쩍어서

먹다가 매워서 기겁을 허고 놓아두었던 풋고추를

살짝 썰어 넣었습니다.

뭐니뭐니혀두 호박잎국에는 알싸헌 풋고추가 들어가얀당게요.

 

 

고춧가루도 조금 넣고 양파도 넣고

그렁저렁 울 세 식구 한 끼니는 해결되얏구만요.

원래 호박잎국은 여름철에 김치 담그고 양념 묻은 그릇을

헹구어서 그 국물을 이용해 끓여야 제맛인디 말여라.

 

 

한때 줄기차게 애용하던 목기를 꺼내 국을 담았습니다.

가볍고 설거지하기 좋고 뜨거운 국물을 담아도

그릇 바깥쪽은 뜨겁지 않아서 좋은점이 많아요.

 

 

나무의 결이 살아있어서 각각 다른 얼굴을 가진게 재미도 있구요.ㅎㅎ

오래간만에 새롭게 등장한 목기에 담긴 밥상에

새로운 느낌이 들어 즐겁다네여.

목기는 바로바로 씻어서 건조시켜서 써야하는거라서

ㅎㅎㅎ게으른 사람들은 요거 못써요.

물에 담가두었다 나중에 설거지허긋다믄 낭패랑게요.

물 위에 둥둥 떠서 말입니다.

암튼 색다른 국그릇에 담긴 토속적인 호박잎된장국을

엄청 맛나게 먹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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