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별미밥

딸아이를 위한 바지락죽

꿈낭구 2012. 10. 17. 15:26

 

 

1박2일의 즐거웠던 언니들과의 시간이

자고 일어나니 꿈만 같습니다.

6남매중 오직 유일하게 저만 홀로 이곳에 살기 때문에

유난히 모이기를 즐기는 친정식구들 중에서

저는 늘 아쉬움이 남곤 합니다.

지난 여름 맹렬한 더위를 핑계하며

수술후 입원해 있는 동안에 병문안을 못오게 말렸더니

이제 거의 회복되어 주부로서의 역할에 90% 정도 복귀한 상태인데

언니들이 막내인 저를 위로차 방문을 허긋다네여.

이것저것 맛난것도 만들어 먹고 하려고

김치도 담그고 장보기를 했었는데

사다놓은 바지락조개는 손도 못대고 그대로 남았네요. 

비는 부슬부슬 내리는데

엊저녁 늦게 떠난 언니들 생각에 허전함과 쓸쓸함으로

맥없이 그저 앉아있었지요.

그런데...갑자기 현관문이 열리고 딸아이가 들이닥칩니다.

어쿠야~ 벌써 또 한 달이 되얏능가...

등교한지 두어 시간만에 생리통으로 조퇴를 하고 돌아왔네여.

창백한 얼굴을 보니 안타깝지 그지없습디다.

아이를 위해서 마침 냉장고에 있던 바지락조개로 죽을 쑤었답니다.

 

재료 : 바지락조개 한 줌, 밥 한 공기, 참기름, 통깨

 

 

아침에 늦잠을 자는 바람에 찬밥 남은거 있어서

흰쌀밥을 조금 했었거든요.

아무래도 독감 예방접종후 아이의 컨디션이 걱정되어 

현미밥은 꼭꼭 씹어서 먹어얀디

서둘러야하는 아침시간이라 역효과가 날까봐서

정말 올간만에 흰쌀밥을 했더랬쥬.

그런데 그 밥도 남겨서 한 공기 남짓 되는데

때마침 죽을 쑤려는데 불린 쌀이 없어서

찬밥을 이용해서 바지락 삶은 물을 부어 급히 바지락죽을 쑤었답니다.

 

 

껍질째로 건져내서 육수는 걸러 냄비에 붓고

조개는 해감이 잘 되어 육수가 깨끗하기에

조갯살을 발라냈어요.

 

 

바지락도 수입산이 넘치는지

국내산 바지락이라고 싱싱하게 살아있는걸루

요만큼에 3,000원이라네요.

 

 

밥알이 어느정도 퍼진 후에

발라놓은 조갯살을 잘게 썰어넣었어요.

소금으로 살짝 간을하고

마지막으로 참기름을 넣어 조개의 비린내를 잡아줍니다.

 

 

어패류를 그다지 탐탁치않아하는 아이인지라

조갯살을 적게 떠서 죽그릇에 담지않고

조그맣고 이쁜 1인용 그릇에 담았습니다.

통깨도 듬뿍 뿌려주고요.

 

 

소화기능이 떨어져있는 아이에게 푹 퍼진 바지락죽이

어느정도 도움이 될것 같아서 급히 끓여냈는데

다행히 아이는 새콤하게 잘익은 물김치와 함께

군말없이 잘 먹고는 배시시...

조금 살아났어요.

즙이 많은 과일류를 먹고싶다네여.

그래도 수능날짜와 겹치지 않은것만도 감사해서

우리 모녀는 가슴을 쓸어내렸지요.

이제 막바지 공부에 힘써야 할 시기인데

책을 보듬고 침대에 누워 잠이든 아이를 보니 안쓰럽기도 하고

 책을 가만히 빼내주려다가 깰까봐서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왔네여.

마트에 가서 신선한 즙이 많은 과일을 찾아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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