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한지공예 작품들

꿈낭구 2012. 11. 13. 20:03

 

 

2학기 첫작품인 팔각함이랍니다.

이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손길이 필요했는지

그동안의 수고를 생각하면 그 누구에게도 쉽게 내어줄 수 없을것 같아요.

본드로 조립하는 과정에서는

손에 묻은 본드 때문에 손톱이 얼마나 아팠던지...

합지를 붙이는 작업을 거쳐서

한지를 붙이고 수차례 되풀이해야 하는 탈색하는 과정도

상당한 수고로움이지요.

 문양을 오리고 붙이는 작업에다

마지막으로 물풀질로 보수공사(?)를 해서

야무지게 매만진 다음 마감재를 발라 건조시키는 과정을 마쳤네요.

 

 

요것은 찻상인데 팔각함을 작업하면서

동시에 찻상도 함께 만들었어요.

제법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던 작품이지요.

 

 

아이는 제가 여태까지 만든 작품중에 젤루 맘에 든다기에

나중에 시집갈때 가져가랬더니

ㅎㅎㅎ 엄마가 쓰면서 손때묻은걸로 가져가겠답니다.

욘석이 사양을 절대 안 하는걸 보면

나중에 죄다 들고 가겠다고 욕심부리는게 아닐지 몰러요.

 

 

아직 온전치 못헌 몸으로

아무래도 작품이 커지면서부터는 서서 작업을 하다보니

상당히 힘이 들었어요.

수업하고 돌아온 날에는 끙끙 앓아누울 지경이었으니 말입니다.

가뜩이나 손에 힘이 없는 제가

한지를 손으로 뜯는 과정은 또 얼마나 고역스럽던지요.ㅎㅎ

 

 

2학기 들어서 접하게 된 고색한지의 매력에 흠뻑 빠졌네요.

마감재 냄새 때문에 뒷베란다에서 건조시키는 중인데

조만간 이 찻상에 울식구들이 정답게 둘러앉아

향기로운 차를 마시며 담소할 날을 기대합니다.

 

 

울딸랑구는 나중에 그나저나 요 팔각함에 무얼 담게 될까요?

아이가 훗날에 이것을 보면서

힘겨웠던 고3 수험생 시절

곁에서 문양을 오리며 함께 시간을 보냈던 엄마를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무엇이든 다 주고싶은 엄마의 마음을

아이가 진정으로 깊이 알게 될 즈음에는

이것들을 매만지면서 엄마를 추억하게 되지 않을까요?

전문가 수준에선 여기저기 미흡한 부분이 많을테지만

제게는 저만의 유일한 작품이니 소중할 따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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