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감동보약

꿈낭구 2012. 7. 17. 10:26

 

 

제 친정쪽에는 조카가 무려 열한 명이 있답니다.

6남매인 울 친정식구들이

어릴적 시끌벅쩍 늘상 웃고 떠들고 노래하며

어린시절을 참 잼나게 보냈던 추억들이 억쑤로 많다우.

우리 6남매도 부족하야...이모 둘까지 합세하여

정말 허구헌날 웃음소리가 떠나질 않았드랬쥬.

물론 때로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지마는

위계질서가 상당해서

저같은 쫄따구는 늘상 눈치 빠르게 행동해야했당게라.

특히 외가쪽의 우애는 아조 찐득찐득허니 특별해서

어릴적부터 보고 배운게 워디 가긋능가요?

우리덜 역쉬 끝내주게 서로를 위허고 애껴줌서

화기애애허니 지내고 있는디

우리집만 외동인데 그 대신 둘째 언니네가 쌍둥이라서

얼추 짝이 맞지라잉~! ㅎㅎ

언니네 쌍둥이들이 태어날적에 세상귀경이 월매나 궁금혔던지

미리 세상에 나오는 바람에 둘 다 인큐베이터에 들어가게 되얏구여

외국에 계셨던 형부 대신 울신랑이 수술실 보호자가 되는

급박헌 상황에 처했던지라 울쌍둥이 조카들과는 특별헌 뭣인가가 있당게라.

둘 중 먼저 퇴원을 하게된 넘이 더 컸기에

여태 언니로 살아왔는디 한의대를 다니며 정확헌 생시를 알아얀다며

당시 보호자였던 우리에게 전화가 왔는데

정확히 기억이 안 나서 태어난 병원에 알아보던 과정중

언니&동생이 서로 바뀐것을 알게된거죠.

그도 그럴것이 당시 울언니는 산소호흡기까지 꽂고

상태가 워낙 위중했고, 아기들 역시 몇주 동안이나 병원에 있었기에

경황이 없었던지라...

 눈에 봐두 확연히 차이가 있으니 의심도 없이

여태 그렇게 알고 있었단 말입니다.

문제는...

서로 이제부터라도 바로잡긋다공 선언을 헌것이요잉.

큰넘은 자기도 동생으로 살아보고 싶다고

그런가허믄 동생은 이제부터 언니로 행세를 허긋다공...

그러니 가족들은 일대혼란이 온거지요.ㅋㅋ

암튼 그 언니로 살아온 조카가 이제 어엿헌 한의사가 되었는데 말이죵.

얼마전 고것들 생일날에 멀리서 사는 이 막내이모가 축하메시지를 쐈드랬쥬.

묘허게 제 조카 셋이 생일이 같은거유.

그래서 기억하기가 쉽당게요.

선물도 없이 축하를 혀줬구마는

월매나 기뻐하며 감격시러워허든지 말여라...

 

아니 그러고는 요로코롬 보약을 지어 보냈지 뭡니꺼?

 

 

아고고...기특허기도 허쥬.

이모의 건강상태를 체크를 혀서

정성껏 지은것이란디 참말루 감동입디다잉.

 

 

올여름 셤생 뒷바라지 헐라믄 비리비리혀서야 워디 감당허긋능게뵤?

요것을 지성시럽게 먹고 기운을 차려서리

건강을 되찾어야 씨것고만유.

괜찮다공 칡즙도 있고 이것저것 건강식품도 있응게 걱정말랬등만

칡즙이 저헌티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며

이모부 드시게하고 이 보약을 드시랍디다.

안 그래두 칡즙을 왜 안 먹느냐고

요새 자기가 갑자기 더웁다며 대신 먹을거라고 넘보등만

그래 잘되얏다 허고서리 문자를 날렸드만

이모부는 낭중에 보약을 지어드린다네여.

그랴서...냅두라고 혔쓰용.

낭중에 영감탱구 되걸랑 침이나 조까 놔주라고 혔등만

울신랑이 배꼽잡고 웃습디다.

그런가허믄 또 언니가 된 쌍둥이 조카는

울딸랑구랑 동갑내기인 동생네 딸랑구랑 수능 끝나믄

델꼬 여행을 허긋당만유.

아이고...참말루 기특허기도 허지라잉.

기냥 그 마음만으로도 워찌나 감동이 되든지 말여라

마구마구 자랑을 허고 싶어서 근질근질헙니당.

지가 원래 한약 먹는것을 거역스러워 혔는디 말여라

조카의 그 이쁜 맴을 생각혀서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열심히 먹을참이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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