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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담그기

꿈낭구 2013. 4. 18. 20:59

 

 

드댜~~ 접때 이월 하순에 장담그기헌 넘으로

장가르기를 혔구만이라.

워따미~~이렇게 뽀땃헐 수가 읎구만이라.

 

 

양지바른 여그다가 나란허니 모셔놓고

이리 보아도 저리 보아도 대견허고 고저 신통방통혀서

겁나게 기분이 좋아서 자랑을 허지 않을 도리가 읎구만이라.

 

 

그러니께 지난 이월에 동무랑 츰으로 장담그기 사업을 허지 않었긋써라?

유리뚜껑이 울집것이고

그 져티 가운데넘이 동무네것인디

실은 젤루 큰 맨 끄트머리 항아리여다 동무가 장을 담갔는디

 간장이 점점 줄어드는게 수상시러서 살펴보고서야

단지가 샌다는걸 알어차렸당만유.

그랴서 부랴부랴 요 항아리여다 옮겨 담었는디

물을 더 넣을 수도 읎는 노릇이니 우쨔믄 좋긋냐고

시름이 깊어진 동무땜시로 급히 달려가서 사태파악을 혔었구만요.

 

 

울집것은 요로코롬 봄햇볕에 맞춤허니 숙성이 되야가고 있드랑게여.

 

 

바쁘다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더는 미룰 수 읎는기

어느새 55일이 지났더란 말여라.

45일부터 60일 사이에 장가르기를 혀얀다고는 허등마는

된장을 맛나게 먹을라믄 45일이 적당혔을낀디...

서로 시간을 조율허느라 간밤에 전화통이 불이 났었구만요.ㅎㅎ

요즘 숨쉬는 항아리가 좋다기에 그걸 사서 허리라 맴을 먹었었는디

급혀서 어쩔 수 읎이 10리터짜리 항아리를 사다가

장가르기 전날에 씻어서 말려두고

장 달일 그릇도 만딴히 이케 챙겨뒀지라.

스텐곰솥이 있기는 헌디 시간이 오래걸릴것 같고 끓어 넘치는 날에는

여간 낭패가 아니긋써라?

그랴서...좀 얄궂기는 허지만 요것을 챙겼쓰요.

 

 

아침에 부리나케 인터넷 검색을 혀봤등만

아니...맛난 된장을 담그려믄

표고버섯가루도 넣고 고추씨 가루도 넣어얀당만유.

그랴서... 급허게 표고버섯을 마른행주로 닦어설라무니

요렇게 갈기 쉽게 조각을 냈쓰요.

 

 

요 고추씨는 육수낼적에 쓸라고 울큰형님네서 가져온 넘인디

고추씨 반 컵을 곱게 갈어서 넣을 요량입니당.

 

 

미니믹서여다가 곱게 갈었구먼요.

 

 

보리도 삶어서 넣고 찹쌀죽도 넣는거라기에

급헌 맴에 불리지도 않은 찹쌀을 압력밥솥여다 넣고

(ㅎㅎㅎ 지난번 지가 완벽허니 수리를 헌 그넘입지라.)

물을 넉넉허니 붓고 죽 맹키로 쑤었는디

가루 만든다고 한눈 팔다봉게 살짝 눓어서

윗부분만 냄비에 따로 넣고 물을 부어 다시 한 번 더 끓여서

이렇게 용기에 담었답니다.

 

 

행여 잊어뿐질까봐 전날 저녁에 휴대용 가스렌지를

거실의 현관문 앞에 내놓으려는디

울신랑 졸음에 겨운 눈으로 저를 보등만

아니 이 밤에 왠 007가방을 들고 워디를 갈 참이냐믄서

눈이 휘둥그레 집디다요. 푸핫하~~!

동무헌티 준비완료혀놓고 전화를 혔등만

된장 맛나게 헌다고 이것저것 넣어서 성공헌 사람을 못봤담서

수수허니 오리지널 된장으로 허야긋당만유.

그 말을 듣고 봉게로 은근 걱정이 되야서

이 쬐끄만 단지 하나를 더 챙겼구먼요.

시험삼어 쬐끔만 가루랑 찹쌀죽을 넣어 요 단지여다가 담으려구요.

 

 

이른 아침에 항아리들을 뫼시고 조심조심 운전허고 동무네집에 왔등만

웟따...이것이가 다 뭣이대여?

워디서 이렇게 요란시런 화덕을 구혀다 놓았드래여.

 

 

이 솥단지는 또 워찌케나 큰지 지가 들앉어도 될성 싶더랑게여.

아니...간장을 월매나 텀턱시럽게 달일 작정으로

이렇게나 무지막지헌 솥단지를 동네서 얻어다가 놓았당가요.

요게 사진으로 봉게로 작어뵈지 실제로는 엄청나게 크더랑게요.ㅎㅎ

소라도 잡게 생겼쓰용.ㅋㅋㅋ

화덕여다가 이 장작불을 피워서 간장을 달일 요량이란디

ㅋㅋㅋ 클났쓰요. 이 동네 사람들...

짠쪼론~헌 내얌시 땜시로 고역일틴디...

 

 

동무 야근즉슨... 울것은 금방 끓는디

자기네것은 감감무소식으로 있음 워쩌긋냐고

이웃집서 빌려왔다지 뭐유.

근디 장을 달이믄 유익헌 균이 다 죽어서

오히려 달이지 않고 고운 면보여다 걸러서 잘 발효시키는게

더 좋다는 정보를 입수혔다고 혔등만

고렇담 우선은 장 달이는 사업은 보류를 허고

이날은 된장만 담그자고 일사분란허게 행동개시에 돌입혔구먼요.

우덜은 이케 손발이 척척 들어맞는당게라.

 

 

접때 맹키로 단지를 소독을 먼저 혀얀다공...

 

 

울집 항아리들은 왜케 쬐끄맣게 뵈든지...

귀여울 지경이라우.

 

 

조심조심 항아리를 열었등만

햐~~~~ 짭쪼롬~헌 맛난 장냄시가 포올포올~~!!

우선 메주 한 뎅이를 가만히 건져서뤼...

 

 

한쪽 귀퉁이보텀 조금씩  뜯어감시롱 치대기 시작혔쓰요.

봄볕이 지법시리 따땃혀서 등허리가 꼬실라질라고...

봄볕에 끄실리믄 님도 몰라본단디...

결국 나무그늘 아래 박스를 깔고 털푸덕 퍼질러앉어서뤼

열심휘 분해를 허기 시작혔지라잉.

아고고...요것도 일이라고 어깨도 아프고 손도 아프공

메주 두 뎅이를 치대고 치대서 간장을 넣어가며

몽그랍게 맹글기꺼정 여간 힘이 든게 아니드랑게여.

 

 

동무는 무려 여섯 뎅이나 되는지라

천하에 손빠른 김번개여사라 혀도 별 수 읎구먼요.

심들다고 똥마려운 강아지 맹키로 엉거주춤허니 앉었다가

철퍼덕 궁딩이 붙이고 바닥에 앉었다가...

시방 용을 쓰고 있는 참여라.ㅋㅋ

지가 쪼매 거들어는 줬씀다마는...

 

 

우리것은 10리터 짜리 항아리에 고작 요만큼이네여.

따복따복 토닥여감서 꼭꼭 눌러 담었등만...

 

 

쬐끔 남겨서 찹쌀죽과 고추씨가루, 표고버섯가루를 넣고

치대고 있으려니 작은 항아리 반도 못 채우게 생겼네여.

동무를 꼬드겨서 여그다가 쪼깨 보태서 우리 항꼬 사이좋게 나눠묵자고...

과연 이것이 맛있는 쌈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항아리가 새는 바람에 옮겨 담음서 메주가 부서졌던지

동무네 간장은 안 그래도 메주에 비해 간장의 양도 적은디

요렇게 치대다 봉게로 ㅋㅋㅋ

간장을 달이고 자시고 헐 것이 있어야 말이죵.

한 바가지도 못되게 남었으니 말여라.

ㅋㅋㅋ 겨우 한 사발이나 남은 간장을

그렇게나 엄청난 솥단지에 달일참였다니 웃음이 터져나옵디다.

 

 

동무는 곱게 으깨기 힘들다고 이쯤서 고만 단지다 옮겨 담긋당만요.

그럼서도 '야~ 우덜 이러다 된장장사 나가는거 아닐끄낭? '

일단 이번 된장이 모쪼록 성공작이 되거들랑 생각혀보자고...ㅎㅎㅎ

 

 

된장이 익으믄서 위로 올라오닝게

너무 가득 담음 안 된다고 요만큼만 담었구먼요.

무거워서 둘이서 낑낑거리고 겨우 몇 발자욱 옮기고는

저녁때 신랑 퇴근허믄 양지바른 장소로 옮기긋다네여.

 

 

울집 간장 항아리여다가 동무네 남은 간장 한 바가지를 한데 섞었구먼요.

간장도 걍~ 항꼬 사이좋게 나눠묵자공...

 

 

위에서 내려다봉게로 왜케도 대견시럽고 좋은지 말여라

둘이서 그냥 신바람이 났구만요.

 

 

동무가 후다닥 차려낸 밥상으로 맛난 즘심을 빵빵허니 먹었쓰요.

시상으나...무신 일꾼밥을 펐대여.

때마침 이 집에 뉘가 여수돌산갓김치를 택배로 보냈네여.

ㅎㅎㅎ먹을복있는 사람은 따로 있당게여.

둘이서 어찌나 갓김치허고 맛나게 먹었던지

숨쉬기가 심들 지경이었다우.

동무는 굳이 마다는디도 갓김치를 찹쌀죽통여다

뚜껑도 안 덮어지게 꾸욱꾸욱 눌러담어주며

맛나게 먹으라고... 하여간 못말립니당.

 

 

이집 쥔장 우리의 지주냥반 미시타오께오서

마나님이 유독 하얀꽃을 좋아헌다고

주말농장 밭 가장자리에 심은 자두나무를 이케 꺾어다가

간밤에 이렇게 멋드러지게 꽂아 놓으셨드래여.

아침에 일어나서 하얗게 핀 이 꽃을 보고 격허게 감동헌 마나님을 보고는

 

 

더더욱 고무된 쥔냥반 미시타오께서 그날밤 또 이와같이

어마어마헌 사업을 벌이셨다네여.

우리 주말농장서 두레박 용도로 쓰기 안성맞춤인 요기 플라스틱통여다가

쓰러지지 않게 끈으로 얼기설기 묶어서

그야말로 못말리는 지극헌 아내사랑을

이렇게 표현해 놓으셨네여.

 

'고만조만 감동허그라.

이러다가 ㅋㅋㅋ 그냥반 아예 자두나무 뽑게 생겼당~!'

시상으나 여그서 자두가 수십 개는 열릴것이구만...

아고고...자두를 생각만혀도 입안에 군침이 좔좔~~!

 

어여 가서 울신랑헌티 요 사진을 뵈야주야 씨긋다고 혔쓰요.

울신랑 이거보고 밤새 종이접기 꽃 맹그는거 아닐랑가 몰긋네영.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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