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별미밥

후다닥 만든 유부초밥

꿈낭구 2013. 5. 22. 18:17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간단한 쌈밥을 싸들고

퇴근허자마자 가까운 산에 오르기로 하였드랬는디

어저께가 부부의 날이라믄서

이벤또를 준비허느라 나름 고심중인 동무네랑

쇄끼줄을 잠 꽈볼까 혔등마는

딴디 갈것 읎이 뽕 따러 주말농장에서 만나자능만유.

어저끄 뽕잎을 도둑맞었다능규.

뽕잎나물이 너모나 맛있다고 혔등만 더 억세지기 전에

연헌 잎으루다 따서 넉넉허니 마련을 혀두라기에

안그려두 날을 잡으끄마고 혔는디

아니 글쎄...왠 남정네가 외제차를 타고와서 커다란 박스까지 동원혀설라무니

쥔 허락도 읎이 뽕잎을 따고 있다고

근처를 지나던 지인의 신고(?)를 받고 주말농장에 갔등만

어처구니 없게도 천연덕스럽게 썬글라스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낯선 나매가 염색허는디 쓸라고 헌다고 조금치도 개의치 않고 계속 따더라네여.

이미 트렁크 속 박스에 상당량의 뽕잎을 딴 상황임에도

어떻게 약 안 헌 유기농뽕나무인지 알어갖구서

몰래 서리를 헐 생각을 혔능가

더욱 기가 맥힌것은 시방 뭐 허는거냐고 혔등만

전혀 미안헌 기색도 없이 오히려 눈을 세모로 세우고서 쏘아보드라능규.

무섭고 겁이 더럭 나서 더 이상은 어찌헐 수 없었담서

더 도둑맞기 전에 얼렁얼렁 뽕잎을 따야쓰긋단디

주말농장으로 안 달려가게 생겼쓰요잉?

이렇게 파렴치헌 인간들이 활개를 치고 돌아댕긴다닝게로

단속들 단단히 허셔야긋써라.

 

암튼 그랴서 급히 유부초밥을 만들어서

산 대신 밭으로 달려가게 되얏구만요.

 

재료 : 유부초밥재료 2봉지, 밥 2공기, 훈제오리5조각, 매실장아찌4개, 오이피클4개

 

 

울딸랑구 와서 먹고 남긴 훈제오리가 애매허니 남었는디

요것을 처분혀야긋다는 차원으루다가

잘게 다져서 유부초밥에 넣었답니다.

 

 

오이피클도 썩 잘 어울릴것 같어서 다져서 함께 섞었구여.

시판용 유부초밥 재료는 속이 넘 부실혀서

영 마뜩치 않아 저는 직접 유부를 사다가 만들어서 먹는편인디

유부초밥 좋아허는 딸랑구 간편허니 만들어 먹으라고 보낼 심산으로

마트에서 두 봉지 샀는디 고만 깜빡 잊어뿔고 말었구먼요.

 

 

속이 넘 부실허닝게 매실장아찌를 좀 넣어봄 우짤랑가 싶어서

무쳐놓았던 매실 장아찌를 잘게 썰어서 넣었쓰요.

 

ㅎㅎㅎ 너모나 급허게 서둘다보니 도시락 대신 밀폐용기에

이렇게 담어갖고 맛난 김치랑 챙겨서 달려갔다가

뽕잎 따다 봉게로 어둑어둑혀졌쓰요.

벌써부텀 모기가 덤벼들어 발목을 집중공격허는 바람에

유부초밥은 결국 집에 돌아와서 먹었구먼요.ㅎㅎ

씹히는 맛이 있어서 맛있다네여.

속재료가 궁헐적엔 이렇게도 꾀를 내봄직도 허구만이라.

'죽·별미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푼비빔밥  (0) 2013.05.29
톳밥  (0) 2013.05.28
전복죽  (0) 2013.05.16
잔멸치볶음밥  (0) 2013.05.07
취나물쌈밥  (0) 2013.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