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몇십년 만에 찾아간 모교

꿈낭구 2013. 6. 24. 14:23

 

 

이 나무의 나이는 도대체 몇 살이나 되었을까요?

어마어마헌 세월을 살아낸 흔적이 느껴지는뎅...

 

야무진 동생이 이날 이 학교에서 기상관련 교육을 허게 되얏다고

갑자기 제게 도움을 요청해왔는디

@#%^&* ㅎㅎㅎ글씨...그곳이 바로 지 모교가 아니긋써라?

그러니 단숨에 오케바리~! 혔지라.

그다지 멀지않은곳인디도 그쪽에 연고가 없다봉게

쉽사리 고향을 방문허게 되지 않드랑게여.

그랴서 참말 올간만에 동생 덕분에 고향땅을 밟게 되얏네여.

 

 

학교건물은 새로 지어 아담허고 깔끔허니 이쁜디

지가 다닐적의 모습이라곤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쓰요.

 

 

다만... 이 느티나무 한 그루가 몇 십년 만에 찾은 저를 반기더이다.

여름이면 의자를 들고 나와서 이 나무 밑에서 수업을 허고 혔드랬는디

여전히 아름드리 멋진 모습으로

엄청난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지요.

한낮의 땡볕의 더위를 한순간 식혀주는

서늘헌 바람에 눈을 지그시 감고서뤼 추억에 잠겼구먼요.

 

 

쉬는 시간마다 잼난 놀이시설을 맡으려고

쏜살로 뜀박질을 하던 놀이터에는

삐그덕 삐그덕 소리를 내믄서 돌아가던

그당시 가장 인기있던 회전그네는 온데간데 없고

가지런히 놀이기구들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네여.

 

 

그때 그 동무들은 모다덜 워디서 뭣을 허고 사는쥐...

장난꾸러기 머슴아들도 떠오르고

어린 시절 함께 놀던 똥친구 생각도 났구먼요.

저를 이뻐해주시던 선생님들도 생각나고...

안타까운것은 이렇게 커다란 나무들이

지난해 태풍으로 죄다 쓰러지고 말았다네여.

 

 

ㅎㅎㅎ 이 아그덜이 지 후배가 되긋씀다.

이곳의 위치로 봐서는 지가 2학년때 교실이 이쯤에 있었던것 같기도 허고...

 

 

교육이 끝나고 게임을 하는 시간인데

지는 시종 이루 말 헐 수 읎는 벅찬 기쁨으로

자꼬만 웃음이 나옵디다.

창밖으로 지가 다니던 예배당도 보이고

고향집이 보일듯 말듯...

동무랑 뛰어놀던 산의 소나무 몇 그루도 보이공.

 

 

아이들 승부욕에 불타 완죤몰입을 헌 틈을 타서

지는 야곰야곰 어린시절 추억을 곱씹음서 행복혔구만요.

 

 

그렇게 학교에 댕겨온지 며칠이 지난 오늘

지가 그곳에서 젤루 먼저 떠올렸던 똥친구 똘똘이헌티서

조금전에 전화가 왔지뭐여유?

초딩친구들이랑 함께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옆 도시에 있으니 올 수 있느냐고요.

서울에서 어인 바람이 불었능가 혔등마는

ㅋㅋㅋ 갑자기 중년 남정네의 음성이 전화기를 통해 들립디다요.

장난꾸러기 머슴아로 한때 동무를 좋아혔던 그아무개가 아니긋써라?

아고고...이게 뉘당가잉?

월매만이래여...

얼렁 그곳으로 달려오라는디

이를 우짤것여라.

수술후 집에서 쉬다가 오늘보톰 출근을 허게 된 울신랑을

지가 오늘 직장꺼정 뫼셔다 드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못찾아

아침내 헤매다 이제사 돌아와서 청소를 허고 세탁을 허고있구만

퇴근 시간 맞춰 또 뫼시러 나가얀디

달려가 보고싶은 맴은 굴뚝 같지만

목소리 듣는것 만으로 달래는 수 밖에요.

 

 

ㅋㅋㅋ 풋사랑 첫사랑을 만난 그 모십을 봤어얀딩...

능청시런 고녀석이 울동무 목덜미꺼정 빨개졌다고 놀리고 야단났쓰요.

그 잼난 광경을 봤어얀딩...

아고고...왜 하필 오늘이래여.

오늘 오후 모임도 있고 여러가지로 도움이 안 되능만유.

궁금혀서 죽갔고마는...ㅋㅋㅋ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밤의 생일축하파티  (0) 2013.12.25
눈물겨운 결혼기념선물...땅콩  (0) 2013.09.27
카메라  (0) 2013.06.20
홍삼스파  (0) 2013.06.01
남푠의 깜짝선물  (0) 2013.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