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생일선물

꿈낭구 2011. 2. 22. 14:55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는데 딸랑구의 아빠 생일선물 타령에 못이겨서

백화점에 갔었지요.

무슨 선물을 받고 싶은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해보라는디도

이냥반 무신 꿍꿍이속인지 좀체로 입을 열지 않더니마는

그냥 잠시 보류를 해두랍니다.

이렇게됨 뭰가 틀림없이 있는게벼~~ㅎㅎㅎ

더 크게 일 벌어짐 큰소리 쳤다가 주워담을 수 없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디

얼렁 선수를 쳐야쥥~~

건강증진을 위하야 제법 쓸만헌 등산화를 샀지요.

안그래도 산에 갈적마다 밑바닥이 닳아서 미끄럽다고 노랠 불러싸서...

아니 발에 가시가 달렸나

 

울신랑보다 훨씬 산에 자주 가는 내 등산화는 아직도 멀쩡허구만

산에 얼마나 다녔다고 뒷꿈치가 요로크롬 닳아서 미끄럽다고 하는지...

등산화 밑창을 바꿀 수 있는 디자인이 따로 있나봅디다.

그거 잘 알아보고 구입을 혀야쓰것드라니께요.

 

딸랑구는 맘에드는 넥타이를 보고 흐믓해져서

가격표를 보더니만...갑자기 눈이 휘둥그레집디다.

그렇게 비싼줄 몰랐다며...난감한 눈치를 보이는디

이미 감당할만한 상황은 못되는듯..

그러게 왜 누워있는것도 아닌 서있는것을 추켜들것여??

용돈 한 달치도 훨씬 넘게 생겼는디...

"아서...아서라~~느그아부진 이케 비싼 목댕기 못허신다.

딸랑구 고름짱같은 용돈으로 어찌코롬 고걸 둘르고 댕기신다냐..."

난처한 상황인듯하여 이렇게 둘러대며 잡아끌고 전진을 했는데

지나가다 부녀간에 고만 이 가디건에 고만 삘이 따~악! 꽂힌 모냥입니다요.

 

 

봄날 화사한 이 가디건을 입으면 눈이 부시겠지요?

딸랑구가 사고 나머지 액수는 엄마 호주머니에서 보태고...

그리하야 내 주머니만 이리 털리고 저리 털리고...

그려두 내 곁에 이렇게 믿음직허니 있어주니 고마워서

아깝지 않등만요.

집에 돌아와서 입혀놓고(?) 앞으로 보고 뒤로 보고 옆으로 보며

흐믓해진 우리 모녀...

참말로 멋지네여.

 

모처럼 시간을 낸 딸랑구와 드라이브겸 외식을 하러 갔지요.

룰루랄라 신바람이 난 아바이와 딸랑구 틈바구니서

적당허니 양념을 쳐가며 즐거웠지요.

등산화를 거금을 들여서 샀으니 내년 생일때까지 스타일 관리가 안되면

두 배로 물어내얀다고...ㅋㅋㅋㅋ

 

폐교된 학교에 맛있는 도시락밥을 먹으러...

 

 

 

얼마나 사람들이 많은지 이미 차들로 운동장 그들먹헙니다.

어디선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릴듯 하지요?

한때는 이곳에 낭랑하게 책읽는 소리며

아이들 공차며 내지르는 고함소리가 가득했을텐데...

 

 

학교종이 땡땡땡~~

이걸 보구서 걍 지나칠 수 있나요?

줄을 가만히 땡겨봅니다.

아득허니 옛추억이 떠오르는디... 

 

 

여러가지 반찬들도 맛있었지만

특히 된장과 쌈장맛은 일품이었어요.

양은 도시락에 먹는 밥도 잼났구요. 누룽지까지 먹었지요.

울신랑 허리띠까장 풀고 잡술 기세드랑게요.

오늘을 기준으로 허닝게 양껏 먹어놓아야 유리하다고...ㅋㅋㅋ

체중과 배둘레헴을 재서 1년후 관리 안된 부분을 체크하겠다고 혔등마는...

등산화값 두 배로 물어내지 않으려고 잔꾀를 쓰능만요.

 

 

 

2학년 교실.

당시의 칠판이 그대로 있네요.

 

 

연탄난로 위에 군고구마가 구수헌 냄새를 풍기며 익어가고 있더이다.

쥔냥반으로 보이는 듯한 남자분께

"교장선상님~이거 먹어도 되남유?"

"교장선상이 아니고 소사랑게요. 실컷 자시랑게요"

ㅎㅎㅎ 그리하야 둘러서서 군고구마를 맛있게 먹고

 

 

이렇게 직접 담근 된장과 고추장 간장 항아리들이 운동장 가득 합니다.

된장과 고추장을 샀는데 조선간장을 1병 서비스로 주시네요.

따뜻한 인심에 기분이 좋아 얼씨구...

 

그나저나 일주일 전부터 이렇게 생일잔치 허는사람 어디 또 있을까요잉?

금강하구둑에서 저녁노을의 아름다움에 취해

탄성을 지르는 딸랑구...

그러고보니 유치원 다닐적에 무슨 행사만 끝나면 이곳 멋진 레스토랑에서

분위기잡고 저녁을 먹곤 했던 이벤트가 생각났던가 봅니다.

어릴적부터 분위기를 몹시 타서 뼈다귀감자탕집이나 매운탕집은

안들어가겠다고 고집을 부려 우리를 난감하게 만들곤 했던 아이였는디...

어느새 이렇게 커서 아빠를 위해 공부허느라 바쁜 중에도

기꺼이 7시간을 함께하며 효도를 헙니다요.

부녀지간의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 월매나 그윽헌지...

암튼 이냥반은 성공헌 남자가 아닌게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