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굴만 보면 웃음이 난단말이시...

꿈낭구 2010. 12. 28. 16:14

 

굴밥을 할까?

바다내음 향긋한 굴을 배와 가볍게 버무려 상큼달큼하게 먹어볼까?

......아~그런디 울딸랑구는 한사코 마다며 도리도리를 헌다.

굴 특유의 냄새가 싫다며...

모양도 썩 당기지 않는대나...

허긴 나도 예전에는 꼭 코같다며 생김새를 나무라곤 했었던지라

할 말이 없긴하다.

그런데 예전에 굴을 먹고 응급실에 실려갔던 적이 있었던 내남자 때문에도

한동안 굴을 쉽게 장바구니에 담질 못했다.

 

전날 마트에서 세일을 한다기에

두 봉지를 산게 화근이었다.

저녁에 둘이서 초고추장에 찍어 맛나게 먹고서도 남았었다.

그래 다음날 아침 둘이서 남은걸 또 먹었는데

그날 저녁에 회식이 있다며

내남자는 제일 낡은 메리야스에

젤루 후즐근헌 와이셔츠까지 구태여 꺼내입고는

세탁 하지않고 버릴 심산이었던가보다.

냄새에 유난히 민감한지라

회식을 하면 음식냄새가 옷에 밴다고

그날따라 앞으로 보고 뒤로 보고

거울 앞에서 엥간히도 째를 내던 평소와 달리

최고의 허름(?)패션으루다 출근을 했었다.

 

그런데...

응급실이라며 전화가 걸려왔다.

갑자기 식은땀을 흘리며 얼굴이 창백해져서

동료들의 도움으로 병원에 실려갔더랬는데

의사선생님~~아침엔 뭘 드셨느냐고...

그래서 '굴이요'

 

응급실에  눕혀져 진찰받느라 옷이 벗겨졌던가부다

아무리 몸에 좋다기로서니

아침부터 왠 굴이냐며 응큼헌 시선으루다

실실 웃으며 놀리는 직장동료들 앞에서

하필이면 낡은 와이셔츠며 속옷이 원망스러웠던건

한참이나 지나 정신이 들고난 후였던가 보았다.

 

ㅎㅎㅎㅎㅎ 울집 째바리의  그때 상황을 떠올리니 웃음이 터져나옵디다.

그러게 적당히 털털헌 차림도 혔어야지...

덜 아팠구만요 뭘...

그런것에 신경을 쓸 정도라면 혹~꾀병아녀라?

 

지금도 굴을 먹을라치면 그때 생각이 나서

한참씩 웃곤 하는데

오늘 저녁 굴밥을 해서 또 한 번 웃어볼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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