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겉절이

갓김치

꿈낭구 2013. 10. 24. 15:50

 

 

갓김치를 담갔네여.

늦게서야 이 갓김치의 진미를 안 울집부녀를 위해

지가 두 손 걷고 오밤중꺼정 담갔단거 아뉴...?

 

 

재료 : 갓1단, 고춧가루3C, 멸치액젓, 새우젓, 당근2/1개, 쪽파 천 원어치

양파1개,다진 마늘2.5T,다진 생강2t, 마늘엑기스2T,매실청약간, 통깨

 

 

있는대로 모냥을 내고 외출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신호등 앞에 전을 벌인 할머니께서 갓을 싸게 줄팅게 사가라세여.

좌르르~ 파리 낙상허게 빼입은 울신랑

단호히 외면을 허는디

제법시리 실허게 생긴 갓이 어찌나 싱싱허고 좋은지

맴이 동혀서 한 단을 사고야 말었구먼요.

어찌나 눈깜짝헐새에 거래가 성사되얏던지

울신랑은 눈치도 못챘쓰요.ㅋㅋ

때마침 지나가던 연세 지긋허신 할머니께서 쪽파를 넣고 담으믄

겁나게 맛나긋다공...침꺼정 삼키심서 지것을 넘보셧당게여.

어느새 신호가 바뀌어 사람들이 건너기 시작허는디

거스름돈으로 쪽파를 대신 찔러주십사...혀서뤼

뾰족구두를 신고 시푸르딩딩헌 비니루봉다리를 들고 뜀박질허는 지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어처구니 읎단 표정으로 못이긴척 울신랑이 손을 내밉디당.

ㅎㅎㅎ 비니루봉다리를 사이에 두고 멋지게 차려입은 우리의 모십이

넘 재밌어서 낄낄거림서 걷는디

울신랑은 못말리긋다는 표정으로 함께 들기 편허도록 높이를 맞춰주었쥬.

갓을 소금에 절여둔 사이 부지런히 찹쌀죽도 쑤고...

 

 

줄기가 굵어서 쉽사리 간이 절여지질 않은 관계루다

몇 차례 뒤적뒤적...

오밤중에서야 씻어 건지게 되얏구만요.

 

 

갓김치에는 아무래두 젓갈이 넉넉허니 들어가야 진미라서

멸치액젓과 새우젓 갈은것을 섞어서 넣었쓰요.

김장헐적에나 사용허는 큼지막헌 그릇을 꺼내다가

양념을 버무려두고

 

 

부재료들을 싹뚝싹뚝~~!

 

 

히히...김장분위기여라.

갓이 하도 탐시럽게 생겨서 요렇게나 큰 그릇이

양념 바르기에 적합헐것 같어서 말이죵.

 

 

이미 양치를 끝내고 취침모드로 들어간 남푠을 불러내

책임지고 간을 봐줘야만 쓰긋다공...

막중헌 임무를 부여혔등만

성의없이 한 입 맛보더니 짜다고 궁시렁궁시렁~~!

 

 

에효... 워쩔 수 읎당게여.

짜믄 짠대로 걍걍 묵어야징...

옆으로 길다란 통여다가 나란히 나란히 담고

위생팩을 살짝 덮어서 상온에서 익혀먹을래여.

 

 

사흘이 지나 새콤헌 내얌시가 솰솰 퓡기는디

못참고 한 접시 요렇게 꺼내봤지요.

짜기는 뭐가 짜당가요?

오히려 싱겁구만...엉터리방터리 간을 봐준 사람은

귀경만 허라고 큰소리를 뻥뻥 쳤쓰요.

 

 

울형님네서 보내주신 호박고구마를 밥 우여다가 얹어서...

 

 

고구마밥을 혔는디 호박고구마라 부서지고 난리부르쓰...

 

 

새큼허니 익은 갓김치를 고구마밥 위여다가 턱~허니 걸쳐서뤼...

성공~~성공이다앗~!!

삼삼허니 적당헌 간에 익으믄서 톡허니 쏘는 알싸헌

갓김치 특유의 개운헌 맛이 일밉디다잉.

 

 

요것은 울딸랑구 보내줄라구여...

갓김치 담근다는 야그에 전화통 속에서 들리던 꼴깍~

침 넘어가던 소리가 웽웽거려서 말이죠.ㅎㅎㅎ

'김치·겉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깍두기  (0) 2013.11.06
생채  (0) 2013.11.02
알싸헌 열무김치 흉내내기  (0) 2013.09.29
배추김치  (0) 2013.09.06
물김치  (0) 2013.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