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겉절이

배추김치

꿈낭구 2013. 9. 6. 11:04

 

 

여름내 생김치 한 번 담그지 않고 지냈더랑게여.

개강 직전 아이를 불러들여

과일도 실컷 먹이고 생김치도 좀 들려보내고 싶어서

느닷읎는 호출을 혔드랬쥬.

이제 학년이 올라가믄 점점 더 시간이 읎을틴디

혼자 하숙집에서 얼마남지않은 방학을 마감허게 허고싶진 않아서요.

아이가 버스표를 샀다는 말을 듣고

곧장 나가서 찬거리들을 사들고 와서

번개같이 생김치를 담갔구먼요.

 

 

이 더운 여름날에 워찌 이렇게 실헌 배추를 길러내는지

참 놀라워요.

고냉지채소를 주로 재배허는 강원도 지방에서 출하된 것일테쥬?

물김치 담글것은 반으로 잘라 절이고

김치는 칼로 그냥 쳐서 마구 담글려구요.

 

 

배추 한 포기를 절였더니 요만큼...ㅎㅎ

씻어서 건져 물이 빠지는 동안 속재료를 준비혀야쥬?

 

 

작년 울주말농장서 수확했던 유기농고추 말려둔것을 꺼내서

가위로 잘라 씨를 털어내고

믹서에 갈어서 칼칼허니 담글려구요.

양파와 쪽파, 부추랑 당근도 이렇게 썰어놓고

 

 

고추를 갈을적에 찹쌀죽과 새우젓과 까나리액젓을 넣고

함께 갈았어요.

고춧가루 없이 요걸루만 버무릴 생각입니당.

 

 

풋내가 나지않도록 가만가만...

배추에 고추 갈아둔것을 섞어주고

부재료들을 가볍게 버무려주었어요.

살짝 고춧가루가 서운했지만

매운것을 못먹는 울집부녀에겐 요정도가 딱이랑게여.

 

김장김치의 깊은맛과는 다른

상큼헌 고추양념에 버무려진 배추김치가 아삭아삭 씹히네여.

이날...물김치도 담그고 파김치도 담그고

ㅎㅎㅎ 미니김장을 허고서리 아이 도착혔단 전화받고

부리나케 마중을 나갔었구먼요.

지난주말에 델다주믄서 작은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줬는디

요즘 새콤허니 익어서 아주 맛나게 먹고있당만유.

그제서야 카메라 속에 담겨있던 이 배추김치 생각이 나서

뒤늦은 정리를 허게 되얏네여.

생김치가 익은김치가 되어서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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