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개·국

새해아침에 먹은 담백한 떡만두국

꿈낭구 2014. 1. 1. 11:48

 

 

새해 아침.

글두 떡국 한 그릇은 먹어야긋잖응게뵤잉?

며칠전부터 수상시런 조짐을 보이던 울신랑이

지대루 감기몸살을 떠안고 해를 넘기게 생겼어라.

뜩씬허니 땀 내고 누워서 찜질을 허는 동안

혼자 핑~허니 마트에 댕겨오기로 혔쓰요.

마트 가는길에 방앗간에서 떡국용 떡을 팔던디

저녁시간이라 문을 닫으려는지 주섬주섬 주변을 챙기시더라고요.

허지만 이 떡을 마트 가는길에 사면 물품보관소에 넣어야고

카드만 달랑 들고 갔던지라 동전도 읎는디 번거롭단 생각에

걍 마트에서 사올 작정였걸랑요.

그란디 이게 왠 일...엊저녁에 마트에 갔등만

떡국떡이 동이나서 텅텅 비었드랑게여.

게으른 주부라고 스스로 반성을 허믄서 급메뉴수정에 들어가서

소고기도 장바구니서 도루 끄내놓고

꿩 대신 닭이라고 떡국떡 대신 만두를  사들고

신정 연휴기간 동안 주전부리용 먹거리만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였쥬.

문을 닫았을거라 여겼던 방앗간 앞을 지나는디

오잉? 이게 왠 떡~!!

방앗간에서 떡대를 팔고 있더이다.ㅎㅎ

한 봉지 사들고 발걸음 가비얍게 돌아왔구먼요.

 

재료 : 떡국용 떡 2인분, 평양왕만두4개, 멸치 한 줌, 다진 마늘1t,

국간장1T,구운 김, 황백지단,통깨, 다시마

 

 

방앗간에서 파는거라서 국내산 쌀로 뽑은거라우.

요것을 찬물에 한 번 헹궈서 끓일라구여.

 

 

엊저녁에 떡이 읎어 못산 관계루다

장바구니서 소고기를 도루 내려놓고 온게 후회막급인디

우짤것여라.

소고기 대신 요넘이라도 넣고 끓여야징...

울집에 이 잔멸치가 무려 세 봉지나 있는디

울신랑 학창시절에 멸치조림에 김치국물이 들어가

매력읎이 김치국물에 퉁퉁 불은 멸치조림 먹고

5교시부터 내내 멸치트림이 나서 즐겁지못혔던 애달픈 추억이 있어놔서

멸치조림을 평소 멀리허그덩요.

기냥 멸치조림만 보믄 고개를 좌로 우로 꼰당게여.ㅋㅋㅋ

호두 넣고 멸치볶음을 허믄 호두만 쏙쏙 골라먹는 얌체라구요.

그란디 요것이 자그만치 3kg이 넘으니 허구헌날 고추조림을 먹는것도 아니고

우쨔튼지 달리 써먹어야긋기에

요즘 요걸루다 멸치육수를 내기로 혔습죠.

ㅎㅎㅎ 얼마전 멸치국물내는 통이 끓으믄서 뚜껑이 열리는 바람에

이 잔멸치들이 국에 탈출을 혀서 으이구~~!

국 속에서 몸집을 불린 멸치들이 우왕좌왕...

시치미 딱 띠고서뤼 주객이 전도된 국을 내놨등만

울딸랑구왈...이게 왠 사태냐공.

'암쏘리말구 먹어둬야. 원래 조림용 멸치였니라.'

"으잉~! 멸치들이 눈을 또록또록 뜨고 쳐다보는데 워뜨케 먹으라고용..."

ㅋㅋㅋㅋ 그랴서 요참에는 확실허니 잘 잠겼나 확인을 허고 끓였쓰요.

이 쪼끄먼 멸치 하나 정복 못허고 시상천지 앞으로 이 험헌 시상을

워뜨케 살어낼것이냐고 반강제로 윽박질러감시롱

결국 알뜰허니 먹게 맹글었었구만요.ㅎㅎㅎ

 

 

잔멸치에 다시마를 넣고 우려낸 국물은 예상외로 참 담백허지요.

글두 신정인디 싶어서 떡과 함께 왕만두를 네 개 함께 넣고 끓였어요.

 

 

국간장으로 간을 허고 마늘도 넣고

김장때 쓰고 남은 쪽파 썰은것 냉동실에 넣어둔거

한가헐적에 미리 만들어 냉동실에 보관혀둔 황백지단으로

살짝 부실헌 떡국에 스리슬쩍...ㅎㅎㅎ

 

 

얼마전에 새로 장만헌 이 탕기여다가

요로코롬 담고 꾸미를 얹고 어여 식사허자고 종을 울렸쥬.

울집은 주방과 거실사이에 문이 있어서

어지간헌 큰소리 아님 몬알어들어용.

그랴서 이삔소리가 나는 종을 흔들어 식사시간을 알린당게여.

떡국도 맛있지만 지는 이 갈잎탕기라 이름붙인 그릇이 어찌나 맘에 드는지

끌어안고 먹음서 씨다듬기도 허고...

소용돌이치는 바닥의 문양이 사랑스러워서

국물꺼정 흡입을 안 혔긋쓔?

실은 오래전부터 품고 싶었던것인디

요참에 특별세일을 혀서 4개 세트를 담박에 품었당게여.

그래서 그런지 더 유난히 정이 가네요.

색깔도 은근헌것이 쉬 질릴것 같지도 않고

크기도 아주 적당혀서 다용도로 쓰임새가 좋을것 같구 말여라.

암튼...요것 땜시로 떡국을 자주 먹게 생겼구만요.ㅎㅎㅎ

'찌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색떡국  (0) 2014.01.25
대구맑은탕  (0) 2014.01.19
김칫국  (0) 2013.12.15
토란국  (0) 2013.12.07
청국장찌개  (0) 2013.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