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겁나게 신나는 일이 생겼쓰용.

꿈낭구 2014. 2. 2. 17:27

 

 

으핫하하...

오늘 너모나 신나는 일이 발생혔어라.

이 기쁜 소식을 동무헌티 살짝쿵 냄쉬를 퓡겼등만

몹시 궁금혀진 동무가 500원 줄팅게 어서 불라고 시방 성화가 이만저만이 아니랑게여.

 

증말 궁금허신규?

일인즉슨~~

이 바지를 지가 지난 클쑤마쑤 선물로 울신랑헌티 안 사줬씀꽈잉?

요것이 털이 안안팍으루다 북실북실헌것이 따숩기 그만이고

또 어찌나 보들보들허고 촉감이 좋아서 그런지

당췌 벗을 생각을 안 허요잉.

세탁허기가 무섭게 요 바지만 겨우내내 입고 뭉개서

겨우 한 달 만에 바지의 털이 반쯤 누워서 이 지경이 되얏쓰요.

 

오늘 역쉬 이 바지를 입고 뭉개다가

오후예배에 갈 시간이 되야서 서두르는디

이 바지가 월매나 애틋혀서 그렁가

 바지는 그대로 입은채로 윗도리만 정장으로 챙겨입고

우스운 차림새로 부산나게 왔다리 갔다리 허기에

그 바지가 그케나 맘에 들믄 교회갈때 입고 가라고

입고 가믄 나가 거금 일만 원을 주긋다고 혔등만

울신랑 박장대소를 허더니 바로 받어쳐설라무니

저 보고 입고 가래여.

그러믄 자기는 이만 원을 준대잖우?

 

'증말유? 나가 입고 가믄 이만 원을 준다고라?'

"그렇다니께..."

 

마침 이 바지허고 아조 딱 어울리는 반코트를 입고 나서려던 참인지라

그럼 가기 전에 만 원 먼저 선불로 주고

교회 갔다와서 만 원 주믄 되긋다고 혔더니

아니래여. 갔다와야지만 이만 원을 한꺼번에 주긋당규.

헹~! 고러타무는...

낼름 울신랑이 벗어놓은 바지를 바지 위여다 줏어입고

허리띠를 꽁꽁 졸라매고 어서 가자고 혔등만

울신랑 설마 그걸 입고 진짜루 집을 나서리라 생각을 못혔던지

아니...진짜로 그걸 입고 갈 수 있냐고...

시간 딱 맞춰서 가믄 누가 내 바지 유심히 볼 사람 없을티고

끝나고는 잽싸게 일등으로 내려오믄 됭게 암시랑토 안 허다고

반코트에 이 털바지를 입고 앵글부츠꺼정 신고 현관에서 나갈 기세를 보자마자

제발 제발...빨랑 벗으래여.

만 원 줄팅게 얼렁 벗으라공...

ㅋㅋㅋㅋ

나의 작전이 딱 맞어떨어지는 순간이넹~!

이만 원을 주믄 벗고 가고 안 그람 이대로 가긋다고

현관문을 열고 나섰쓰요.

급혀진 울신랑 뒤따라 나오믄서 증말루 그걸 입고 가긋단 말이냐고

이만 원 줄팅게 얼렁 들어가서 벗고 오래여.

낄끼루~~

 

 

그랴서 요렇게 냉큼 들어와서 현관 앞에다가 이 털바지를 허물벗듯 쏘옥 벗어놓고

룰루랄라 콧바람을 불음서 교회로 향허는디

왜케 신바람이 나던지요.

교회에서 돌아오자마자 턱을 위로 치켜 올리고서뤼

손을 내밀믄서

'자아~~약속대루~~내 돈 이만 원~!'

그럇드니 이케 이만 원을 꼼짝읎이 내미는디

이렇게 꼬시롬헐 수가 있으까요잉?

이 이만 원을 손에 들고 요것을 워따가 쓰까

코팅혀서 보관을 헐것인가

낼 딸랑구 오믄 둘이서 맛난거 사먹을것인가

울신랑 앞에서 이 돈을 양손에 들고 펄럭거리며 얼쩡거림서 낄낄거렸더니

속이 씨리고 애려서 죽갔구만 정신사납게 헌다고...

푸핫하하...

이렇게 돈 벌기가 쉽다믄야 곰세 벼락부자가 안 되긋써라잉?

잘허믄 매주마다 이만 원씩 손에 거머쥐는것이 아닌가 싶응게로

웃음이 폭발혀서~~~

울신랑... 이만 원에 엔돌핀이 그렇게나 대량으로 방출된담사

매주 이런 이벤트도 아깝지 않긋대여.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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