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보라카이 여행때 캐리어 바퀴가 망가져서 애를 먹을뻔 혔쓰요.
글고봉게로 요 캐리어를 산지가 벌써 햇수로 솔찬시 되얏더구먼요.
그동안 손에 익고 함께 했던 여행길 추억들이 서리서리 밴 것이라서
영광의 상처투성이인 세월의 흔적이 남은것이지만
아직도 요것을 델꼬 댕겨요.
글두 다행히 여정을 마치고 깔리보 공항에서 짐을 부치는 중에 망가져서 망정이지
안 그랬음 워쩔뻔 혔긋어라잉?
짧은 여행이고 여름나라 여행이라 작은 캐리어를 가져갔었는디
바퀴의 고무가 오랜 세월을 못견디고 삭었던 모냥여라.
바퀴 두 개의 고무가 떨어져 나가 소리가 요란허드랑게여.
다행히 네 바퀴 중 안 쪽이 아니고 바깥쪽 바퀴라서
손잡이를 잡아끌면 괜찮았쓰요.
돌아오자마자 백화점으로 들고가서 AS를 신청허는김에
나이가 똑같은 큰넘두 델꼬가서 함께 맡겼드랬쥬.
선불로 계산을 혔등만 본사에서 바로 집으로 배송을 해주셨지요.
흐흠...이제 몇 년은 끄덕읎긋지라잉?
집집마다 요런 여행가방 속에 무얼 넣어두시남유?
여행가방 속에 넣어둘 무언가를 찾느라 구석구석 정리허다가
오늘 요 오래된 스키바지를 발견혔쓰요.
요것이 추억속으로 델꼬 가능만요.ㅋㅋ
이 즈음 허리디스크로 입원을 허는 바람에
2001년을 마지막으로 추억의 소품이 되고 만 스키복이네여.
그 좋아허던 겨울철 취미생활을 미련읎이 접어야 헐만큼
꽤 오랜 기간을 치료에 매달렸었지요.
안방에서 주방까지 밥을 하러 걷기가 힘들어서
벽을 양손으로 짚고 걸어야 혔응게여.
참 오랜 시간 재활치료를 허고 꾸준헌 운동으로 이젠 일상적인 생활을 허게 되었네여.
제가 이렇게 되기꺼정 울신랑 역시 스키를 졸업혔구먼요,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헐 정도로 스키를 즐겼던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단념헐 수 있었는지
이 스키복을 보믄서 새삼 고맙고 미안헌 마음이 듭디다요.
그 힘든 시기에 저와 함께하며 주저앉는 저를 부축허고 일으켜 세우고
아침마다 일어나 조용히 제 발을 붙잡고 기도허는 모습에 잠을 깨던 생각이 나네여.
언제나 아픈 아내를 위해 기도할때마다
저의 아픔을 꼭 '우리의 아픔'이라고 기도했었지요.
그 애틋헌 마음에 감동하여 피나는 노력끝에 다시 날다람쥐로 거듭나기까지는
남푠의 힘이 젤루 컸던것 같습니다.
퇴근한 남푠 앞에 이 오래된 추억의 물건을 내놓았더니만
ㅎㅎㅎ "우리 이거 입고 눈썰매라도 타러 가자"
오래된 지금은 쓸모없게 된 스키복이지만
제가 버릴 수 없는게 다 이런 이유때문이라지요.
가끔씩 타임머신을 타고 이런 추억여행을 떠나는것도 멋지지 않긋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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