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거실에 봄을 불러들였쓰요.

꿈낭구 2014. 3. 13. 13:48

 

 

울동네는 겨울가뭄이라고

모처럼 비가 오니까 단비내린다 반가워들 허시네여.

이 비가 그치고 나믄 봄이 성큼 다가와 우리를 설레게 허긋지라?

비도 오고 워째 우중충혀서

울집 거실로 봄을 불러들였구먼요.

 

 

이쁜 봄꽃들을 델꼬 왔거덩요.

꽃집에서 요렇게 생긴 튼튼헌 플라스틱 화분받침에 담어주셨는디

요것이 받침이 읎어서 베란다가 아닌 실내에서는 곤란허구먼요.

 

 

얼마전 마트에서 얍상허게 생겼는디 튼튼헌 상자여다가

장보기 헌 물건들을 담어갖고 왔는디

출근길에 버려주십사~허고 현관에 내다놓았구만

비가 온다고 낭중에 버리자믄서 핑허니 걍 집을 나섭디다요.

울아파트 분리수거 장소는 울집이 젤루 멀당게여.

출근길에 차에 싣고 나가믄서 슁~허고 버리믄 되는디

크드란헌 상자를 들고가서 버리긴 좀 귀찮당게라.

그랴서 현관에서 도루 가져다가 쓸모있는것을 만들어보기로 혔쓰요.

 

 

뭐 거창헌 것이라도 허는것 같쥬?ㅋㅋ

상자 앞 부분을 양쪽에서 잘라낸 다음

꽃박스를 만들려구여.

 

 

높이가 아주 적당혀서 앞쪽을 약간 잘라내고

그에 맞춰 양쪽 옆에서 뒷쪽으로 약간만 사선으로 잘라내믄

올망졸망헌 꽃화분을 한데 담아두믄 아주 좋을것 같더라구여.

더구나 양쪽에 손잡이도 있어서 안성맞춤이네여.

그란디...요게 은근 품이 들더이다.

상자가 어찌나 야무진지 커터로 잘라내는디도 단단혀서

심혈을 기울여야 혔당게여.

 

 

바닥에는 배 상자에 들어있던 두툼헌 스티로폼을 깔고

상자에 재활용 리본을 둘러매줬쓰요.

 

 

ㅋㅋㅋ 이런 두시럭을 떨믄서 혼자 얼마나 잼나던지요...

요런 꽃들은 옹기종기 함께 모여있어야 더 이쁘고 사랑시럽당게여.

 

 

수국화분이 꽃에 비해서 너무 크기가 작어서

조심조심 분갈이를 혔구먼요.

그란디...수국화분이 워째 쪼까 궁상시럽넹...

 

 

반짓고리 뒤장혀서 요렇게 변신을 시켜줬쓰요.

워뜌? 한결 뽀대나쥬? ㅎㅎ

베란다에 있는 시클라멘은 꽃대가 올라온지가 언젠디

아직도 봉오리 상태로 그냥 있쓰요.

요것들만 바라봐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당게여.

히야신스 두 개는 꽃대 빨랑 올라오라고

창가 해바라기허게 놔 뒀는디 꽃이 피믄 향기가 진동헐것이구먼요.

작은 화분들은 꽃이 지고나믄 분갈이를 혀줄참여라.

재활용헌 꽃박스여다 한지를 붙여도 좋긋단 생각이 드네여.

좀 한가헐적에 한지로 더 이쁘게 변신을 시켜볼 요량입니당.

아침내 이렇게 꽃들허고 즐겁게 놀았네여.

'주저리 주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를 만나고 오는듯...  (0) 2014.05.27
엄마를 만난듯...  (0) 2014.03.21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0) 2014.02.05
누가 보냈을까여?  (0) 2014.02.04
겁나게 신나는 일이 생겼쓰용.  (0) 2014.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