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식품

작년의 야심작 짜디짠 된장 다시 손보기

꿈낭구 2014. 2. 4. 16:56

 

 

작년에 동무랑 생전 츰으루다 장담그기 사업을 벌였지라.

장 가르던날 싱거운것 보담은 차라리 짠게 낫담시롱

소금물에 오백 원짜리 동전을 띄워감서

동무랑 둘이서 야심차게 된장을 담갔는디

눈으로 봐도 그렇고 냄쉬는 증말 그럴듯헌디

너무 짜서 무신 수를 써얄것 같다고

사방으로 어찌혀얄지 비법을 전수 받어서

찬바람 나믄 해결을 허자고 약조를 혔었는디

대통령보담 바쁜 동무 스케쥴에 맞출라다 봉게로

여태 못허고 있다가

입춘인 오늘에사 더는 미룰 수가 읎어서

콩을 삶어서 넣어보기로 혔씀다.

 

 

어저끄 콩을 삶어갖고 갔는디 그 분량으로는

ㅋㅋㅋ 간에 기별도 안 가서

결국 콩을 더 사다가 다시 삶고

보리도 푹 퍼지게 보리밥을 지어서 섞어보기로 혔쓰요.

막상 보리를 사려니

왠 보리가 종류가 그리 많대여잉?

찰보리, 겉보리, 쌀보리...

에궁~ 뭘루 사얄지 몰러서 나이 드신 어르신께 여쭈었등만

모르신대여.

그랴서 걍 쌀보리를 사들고 왔쥬.

 

 

콩도 삶어서 절구통에 콩콩 찧고

요렇게 준비를 혀서 오늘 다시 동무네로 향혔쓰요.

 

 

 

어저끄 콩 삶은것을 섞다가 도루 덮어놓고 온 우리 된장단지여라.

 

 

요것은 동무네 된장단진디

뚜껑을 우리 간장단지 덮어둔 유리뚜껑을 갖다가 덮어놓았더니

요렇게 생겼다네여.

동무네는 메주 네 딩이고 울것은 두 딩인디

같은 날 똑같이 담근것이 조건에 따라 이렇게 달라졌드랑게여.

 

 

우리 된장은 아직도 촉촉허니 보기엔 그럴듯헌디

아쿠야~~! 너무 짜서 이거 클났쓰요.

일단 항아리 속 된장을 죄다 퍼서

 

 

일단 가져간 콩 삶어서 으깬것을 넣고 고루고루 섞었지요.

어흐~! 손이 시려워요.

낑낑거리고 단지를 거실로 들고 들어와서 허는디도

오늘은 날씨가 추워서 손이 꽁꽁 얼어붙는것 같더이다.

 

 

동무네 된장단지서 윗부분을 조심조심 걷어내니

밑에는 덜 딱딱허구만요.

동무는 콩만 넣고 치댈 모냥입니다.

 

 

 

가져간 콩을 다 넣고 치대도 역시 짠맛이 강헙네당.

가차읎이 보리 삶은것도 죄다 쏟아넣고 주물럭 주물럭 치대기 시작혔쥬.

 

 

동부네것 역쉬 짜기는 마찬가지구여.

게다가 너무 되직혀서

 

궁리끝에 동무는 멸치육수를 넣고 치대긋대여.

 

 

ㅎㅎ각자 소신껏 눈깜땡깜으로 열심히 버무려서

 

 

항아리에 다시 담었쓰요.

 

 

망을 덮고 항아리를 다시 종이로 덮어 고무줄로 꽁꽁 동여매고

이제는 잘 발효되기만을 기다릴랍니다.

 

 

 

동무네 된장단지가 살짝 실금이 가서

항아리를 바꿔 담고 된장 위에 덮을 망사를 제단허는 쥥이라우.

 

 

얼마전 소천허신 친정엄니의 유품을 정리허믄서

가져온 보따리 속에 솜씨좋게 만드신 밥상보가 여러개 있더이다.

자투리 천으로 만드신 친정엄니의 밥상보를 보고

동무는 또 울컥 허긋지라잉?

엄마를 추억허믄서 오래오래 간직허고 쓰라고 달래주고 왔쓰요.

 

이번에는 우리 된장항아리에 유리뚜껑을 덮어 두기로 혔구만요.

다시 밖으로 들고 나가서 양지바른곳에 나란히 놓아뒀지요.

과연 성공작이 될 수 있을랑가요?

이제부터는 햇볕과 바람에  달려있긋쥬?

뚜껑을 쓰다듬어주고 돌아왔구먼요.

글두...싱겁게 담가서 못먹게 된것 보담은 다행이라믄서

둘이서 서로 토닥였쓰요.

 

 

고무장갑과 그릇에 남은 된장이 아까워서 물로 헹구어 담어갖구와서

호박이랑 버섯, 두부, 고추를 넣고 된장찌개를 끓였더니만

아직 깊은맛이 덜 난대여.

언제쯤에나 맛나게 먹을 수 있을지 몰긋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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