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쇼킹헌 주말농장 영농개시

꿈낭구 2014. 4. 14. 15:32

 

 

주말에 봄나들이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지주냥반의 전화를 받었쓰요.

시방 밭을 갈고있는 쥥잉게로 얼렁 와서 밭고랑을 만들라구여.

ㅎㅎㅎ 얼마전 그의 마나님왈~!

'울집 남정네가 또 말짓을 혔다잉~!'허믄서 들숨날숨을 쉬었쌌등마는...

그 말짓이란것이 바로 이 밭의 흙을 갈어엎는 관리기라는것을 중고로 사셨단것여라.

도대체 관리기라는것이 워뜨케 생긴 물건인지 귀경도 헐겸

득달같이 달려간다고 갔어도

때마침 꽃놀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상춘객들의 행렬로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혀서 어둑혀서야 주말농장에 도착을 혔습쥬.

ㅎㅎㅎ 우리의 지주냥반께오서 컴컴혀진 주말농장서

아그덜 장난감 맹키로 이 밭을 그 관리기라는 기계루다

덜덜거림서 휘젓고 댕기는디

그것이 바로 나의 동무를 열불나게 맹근 물건이더냐 싶응게로...

참을 수 읎는 웃음이 터져나왔쓰요.

암튼...우리의 지주냥반  그것을 붙들고서뤼 오후내내 사용방법을 습득 내지는 실습을허느라

상당헌 시간과 에너지를 방출을 허셨던지 상당히 피곤혀뵙디당.

기진맥진헌 우리의 지주냥반을 뫼시고

올해 영농발대식을 겸혀서 중국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었구먼유.

 

 

우리 몫으로 할당된 밭에 밭고랑을 만드는 작업을 허는디

삐뚤빼뚤험 안 됭게로 각을 잡어서 만든다공

쇠막대기를 줄자 삼어서 중심을 잡어 놓고서

삽으로 고랑을 만드는 작업을 그날 저녁에 더듬더듬 혔는디

어저끄 마침 비가 내려서 영농허기에 아주 적기가 아니긋써라잉?

그랴서 재래시장에 가서 각종 채소 씨앗들을 사서 주말농장에 갔었당게여.

시장에는 온갖 모종들이 즐비헌디 아직 노지에 심기에는 약간 이르다기에

지주냥반의 조언에 따르기로 혔구먼유.

이제 흙을 고르는 작업을 혀얀디 쇠스랑인지 뭣인지로 거름을 먼저 섞어줘얀당만요.

발이 세 개 짜리 영농도구인지 요렇게 발이 여러개 달린 것인지

당췌 알 수 가 있어야쥬.

지는 심바람만 열심히 혔는디 그 사이에 요렇게 매끈허니

훌륭헌 밭고랑이 만들어 졌쓰요.

 

 

올해는 풀과의 전쟁을 사양허긋다고 비닐을 씌우고 심기로 혔는디

모종이 아닌 씨앗을 심는 관계루다 해당사항이 읎다지 뭐여유.

얼마나 여러 종류로 샀는지 씨앗 값만 2만원이 훌쩍 넘었당게여.

ㅋㅋㅋ 우리가 본전이나 찾을랑가 몰긋지만

글두 일단 야심차게 영농을 시작허기로 혔쓰요.

 

 

울신랑 씨 뿌리는 동안 지는 밭두렁 흙에 파묻혀 질식 직전인

작년에 울형님네서 얻어다 심은 취나물을 뜯고

망초 어린순도 삶어서 무쳐먹음 맛나다는 정보를 최근 입수를 헌지라

것두 한 주먹 땄구먼요.

 

 

아직 모종도 안 심고 앞으로 심어얄것이 음청 많구마는

아니 벌써 밭 한 이랑에 몽땅 씨앗을 심는것여라.

비트와 래디쉬, 샐러리,쑥갓, 로메인, 적상추, 적근대, 시금치, 당근...

하도 가짓수가 많어서 죄다 기억도 못허긋네여.

 

 

 

지난번 지주냥반이 준 초석잠 중에서 싹이난 넘을 화분에 심었더니

작은 화분이 미어터지게 정신읎이 자라고 있어서

화분째로 들고 와서 밭에다가 요렇게 심었는디

요것들이 몸살 안 허고 잘 자랄랑가 몰긋네여.

ㅎㅎㅎ올봄엔 지주냥반네 보다 부지런내고 우리가 더 먼저 영농을 시작혀서

지주냥반 샘나게 맹글긋써라.

 

'워디다 뭣을 심어디릴깝숑?'

분부대로 심어디리긋단디 지는 총지휘겸 감독이 되야갖구서뤼

그렇게 마님과 돌쇠놀이를 허믄서 깔깔대다가

손 씻으러 가던중에 음마낭~~!! 이게 뭣이래여?

 

시상으나...지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기절초풍을 혀서...

아니 글쎄...세상에서 젤루 무섭고 싫은 짐승이 출몰을 헌것여라.

몇 년을 이곳 주말농장에 다녔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읎었구마는

이게 뭔일이래여.

일광욕을 즐기는 중이었나뵤.

 

결국 손도 못씻고 다리가 발발 떨리고 크나큰 충격으로

죄다 내팽개치고 징징거림서 집에 갈거라공...

집에 돌아와서도 좀체로 진정이 되지않아 기진맥진혀서 누웠는디

영문도 모르는 지주냥반은 두릅을 따다 먹으라고 전화가 왔쓰요.

영농의욕이 완죤 상실되얏다고 혔등만

눈치 빠른 냥반 금세 깨구락지 죽은거 땜시 그러냐네여.

'에구구...글씨...그것이 아니랑게여.

기드란헌 짐승이 출몰혔당게라.

내넌 인자 주말농장 못간당게여.

시방꺼정도 진정이 안 되야서 속이 울렁거리고 진저리가 나서...'

 

울신랑 올해는 순전히 주말농장이 자기차지가 되얏다고

그나저나 벌써보톰 걱정시런 모냥여라.

 

아침에 뒤늦게서야 이 쇼킹헌 소식을 들은 지주냥반의 아낙헌티서 전화가 왔더이다.

소상허니 워디쯤서 목격을 혔느냐공...

어떻게 생겼드냐공...

'야~! 몰러 몰러...떠올리고 싶지 않응게로...'

"잉잉~~클났다잉~! 인자 우덜은 밭에 못가긋다."

 

글고봉게로 나의 전성시대가 이제 훌쩍 지났구만요.

맘놓고 산으로 들로 쏘댕길 수 있는 호시절이 지났지뭐유?

보호자 읎이는 혼자서 산에도 못가는 신세가 됐뿐졌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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